이복현 내부통제 방점에 감독·검사 기조 강화 영향
올해 디지털·IT 부문 신설 등 감독 기조 이어갈 듯
금융감독원의 지난해 금융회사 제재 건수가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검사 기조를 강화해 온 이복현 원장이 임기 마지막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 만큼 올해 금감원의 칼날이 더욱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9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회사 제재 조치 건수는 339건으로 전년 265건 대비 74건 늘었다. 부과된 과징금과 과태료는 445억 원 규모다.
업권별로 은행이 2023년 17건에서 지난해 48건, 증권·자산운용 등 금융투자회사가 28건에서 93건으로 각각 늘어났다.
권고적 성격의 경영유의조치도 늘고 있다. 지난해 금감원이 금융사에 통보 조치한 경영유의사항은 205건으로 2022년 107건, 2023년 153건에 이어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제재 공시는 실제 검사 시점과 1~2년 정도 시차가 있다. 횡령·배임을 비롯한 금융사고가 증가하고 금감원의 대응도 확대되면서 금융사 제재 조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도 금융사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은 디지털·IT 관련 조직을 독립 부문으로 승격시키고, 2개 팀으로 구성됐던 전자금융업 전담조직을 2개 부서로 키웠다. 대부업 및 채권추심 감독 및 검사를 전담하는 서민금융보호국도 신설했다. 연금감독실도 민생금융에서 금융투자 부문으로 옮겼다.
금감원의 대규모 조직 개편은 금융사 입장에서 달갑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조직을 새로 만들면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이 있을 것”이라며 “성과는 결국 감독권한 행사 강도에 달린 만큼 과잉 검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