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만건 축적 데이터 활용 생산성 개선
2021년 다보스포럼서 '세계 등대공장' 올라
LS일렉트릭 청주 1사업장 G동 1층에 들어서자 부품과 완성된 제품을 나르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20여 대의 무인운반차(AGV)가 눈에 띈다. 무인운반차는 GPS를 활용해 본인의 위치를 파악하며 작업자 명령에 따라 각 부품을 라인으로 운반한다. 완성된 제품은 자동 포장라인으로 옮긴다. 물리적 충격이 느껴지면 그 자리에서 정지하고 요란한 불빛과 함께 경고음을 내는 ‘똑똑한 일꾼’이다.
이달 9일 방문한 LS일렉트릭 청주 1사업장 G동은 부품 공급부터 조립, 시험, 포장 등 전 라인에 걸쳐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 이른바 제조업 혁신의 핵심으로 꼽히는 ‘스마트 공장’이다. 2021년 세계경제포럼 연차회의에서 ‘세계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에 선정됐다. 국내에선 2019년 포스코 이후 두번째다.
G동은 LS일렉트릭 주력 제품인 저압차단기와 개폐기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주력 제품인 산업용 차단기는 연간 2600만 대 생산한다. 자재는 정확히 1.5일 분으로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무인운반차가 이동시킨 제품을 포장하는 라인 역시 완전 자동화돼 있다. 중량감지센서를 통해 포장의 정확도를 자동 검출하고, 커다란 포장 로봇은 품목별로 크고 작은 상자에 제품을 넣어 포장한다.
G동 2층은 전기회로에서 부하를 개폐하는 전자개폐기 조립 라인이다. 연간 1200만 대의 제품을 생산하는 2층 역시 스마트 생산 라인이 완비됐다. 작업자는 모니터를 통해 해당 조립라인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는 향후 생산성 개선 데이터로도 활용된다. 1개 라인 기준 하루 평균 50만 건 이상의 데이터가 쌓이고, 이는 스마트공장의 생산성 향상에 큰 역할을 한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무인운반차를 지나니 카메라 플래시처럼 번쩍이는 조명 빛이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완제품에 카메라 조명을 터트려서 품질을 검사하는 또 다른 로봇이다. 육안으로 검사할 경우 작업자에 따라 있을 수 있는 차이를 AI 로봇을 통해 최소화시킨 것이다. 이와 함께 진동센서로 개폐기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소음까지 수치화할 수 있다. 검사가 끝난 제품은 무인운반차가 포장라인으로 나르고, 포장 로봇이 포장을 마무리한다.
LS일렉트릭은 지난 2011년부터 약 4년간 2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단계적으로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왔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을 접목해 다품종 대량 생산은 물론 맞춤형·소량다품종 생산도 가능한, 시스템 변혁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특히 설비 대기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고, 생산성은 60% 이상 향상됐다. 에너지 사용량 역시 60% 이상 절감됐으며 불량률도 글로벌 스마트 공장 수준으로 급감했다. 필요한 작업자 수도 라인 당 절반으로 줄어 신규 사업 라인으로 재배치하는 등 경영 효율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생산라인의 스마트화를 통해 생산성과 에너지효율이 크게 개선됨은 물론 고객만족도 향상과 근무자의 작업환경, 편리성 증진 효과까지 얻고 있다”며 “현재 중간단계의 생산라인을 스마트공장 최고 수준인 고도화 단계로 업그레이드하는 공정 혁신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