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10명 중 6명은 “상당 기간 성장 정체될 것”
경제학자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정부 예상치인 1.8%보다 낮은 수치다. 경제학자 10명 중 6명은 한국 경제가 상당 기간 성장 정체 상태에 머물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제학자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최근 경제 상황과 주요 현안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평균 1.6%로 나타나 정부의 예상치(1.8%)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정부 전망치인 1.8%보다 낮을 것이라는 응답이 58%를 차지했으며, 정부 예상치를 초과할 것이라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설문에서도 ‘상당 기간 성장 정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64%로 가장 많았다. ‘일정 기간 하락 후 완만한 회복세 지속’이라는 응답은 35%였으며, ‘일정 기간 하락 후 가파른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응답한 경제학자는 없었다.
산업경쟁력에 대한 전망도 어두웠다. ‘비관적’이라는 응답이 56%로 가장 많았으며, ‘중립적’이라는 응답은 34%였다. 반면 ‘낙관적’이라는 의견은 9%에 불과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3%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 한·미 협력 강화 등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는 응답은 8%에 그쳤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저성장 극복을 위한 정책 필요성과 시급성을 평가한 결과 ‘산업 구조 개혁 촉진’, ‘노동시장 선진화’, ‘기업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90%를 넘었다. 시급성이 높다는 응답 역시 70% 이상을 기록했다.
법인세 최고세율(24%)에 대해서는 65%가 인하 필요성을 주장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2% 수준까지 빠르게 인하야 한다는 응답이 31%, 법인세 최고세율을 중장기적으로 더 인하하되 당분간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4%였다. 현행 유지(27%) 또는 인상(8%) 의견도 존재했다.
상속세 최고세율(60%)에 대해서는 76%가 인하 또는 폐지 후 자본이득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행 유지(17%)와 인상(7%) 의견도 일부 있었다.
원·달러 환율은 연중 최저 1364원, 최고 1512원 범위 내에서 변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경제학자 대다수가 미국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등 요인으로 인해 현재의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연말 한국은행 기준금리(현재 3.00%)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76%에 달했다. 다만 ‘2.5% 이상 3.0% 미만’ 전망이 65%로 다수를 차지해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2.5% 미만’을 전망한 응답자는 11%였으며, ‘3.0% 이상 유지 의견은 24%였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경제학자들도 지금의 경제 상황과 전망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국 우선의 냉혹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존하고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