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ECB의 금리인하 vs 연준의 금리동결

입력 2025-02-0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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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0일 유럽중앙은행(ECB)이 4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정책금리인 예금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하였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이 올해 2~3차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해 연내 예금금리를 연 2.0%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기준금리는 연 3.15%에서 2.90%로, 한계대출금리도 연 3.40%에서 3.15%로 인하했다. ECB는 이들 세 가지 정책금리 가운데 예금금리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짠다.

정치적 간섭 이겨내는 중앙은행 독립성

이번 정책금리 인하는 지난해 6월 처음 인하한 이후 연속 4번째이자 총 5번째 인하다. 인하하기 전 예금 금리는 연 4.0%였다. ECB는 5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완화적 통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인플레이션은 2.4%로 상승했는데, 이는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서비스와 식품의 가격은 예상보다 더 많이 상승했다. ECB 총재에 따르면, ECB가 정책 금리를 더 낮출지 여부는 향후 데이터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해지면 유럽에서 물가가 인상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많은 국가에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높은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무역전쟁이 발발하고 모든 국가가 징벌적 관세로 대응한다면 시장 가격은 왜곡되고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한 후 첫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4.25~4.50%로 동결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12월 미국 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해 2.9%에 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안정을 위해 이자율을 동결함으로써 최근 이자율 인하를 거듭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9월, 11월, 12월 3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이로써 연 3.00%인 한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1.50%포인트를 유지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정책에 간섭하는 것은 연준이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순전히 사실에 근거하여 통화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규칙을 깨는 것이다. 이는 연준이 지난 수십 년간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었다는 점을 모르거나 무시하는 처사이다.

많은 나라에서 중앙은행은 법적으로 보장된 정치적 독립성을 누리고 있는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역사적으로 정치인은 종종 중앙은행에 이자율을 낮추고 정부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도록 강요해 왔다. 저금리를 통해 정부 적자를 더 저렴하게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준 금리를 낮추면 단기적으로 경기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결국에는 높은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금융 위기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韓銀, 정책결정에 좌고우면 말아야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많은 국가에서 법률적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지만 과연 중앙은행이 실질적으로 독립성을 가지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한다.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정치가 통화 정책에 개입함으로써 통화 당국이 물가안정이라는 본연의 책무를 수행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정치인들이 부동산가격 하락, 실업률 증가, 경기 침체 등의 위험을 근거로 한국은행 총재에게 금리를 인하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한은은 정부, 정당 등 외부의 위법하거나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말고, 마치 길잃은 밤하늘에 북두칠성을 보며 올바른 방향을 찾아 걷듯이 물가안정이라는 일관된 목표를 보고 독립적으로 통화 정책 결정을 해야 한다. 정략에 흔들리지 않는 한은의 독립적 결정으로 인한 혜택은 궁극적으로 고스란히 국민에게 물가안정으로, 국민경제의 안정으로 보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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