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계약금도 양극화… 강남3구는 ‘20%,’ 수도권 미분양 단지는 5%

입력 2025-02-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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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문율처럼 여겨졌던 신축 아파트 분양 계약금 ‘10%’ 룰이 강남권 단지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현금 보유량을 갖춘 수분양자를 모집하기 위해 계약금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반대로 미분양이 속출한 경기와 인천 신규 분양 단지에선 계약금까지 할인하며 판촉에 나서고 있다.

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전일 청약 접수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페를라’는 계약금 비율을 20%로 설정했다. ‘국민 평형’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는 22억560만~24억5070만 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계약 체결 마감 기간인 다음 달 27일까지 계약금만 약 5억 원을 내야 한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는 통상 계약금, 중도금, 잔금 순서로 대금을 치르게 되는데 사업시행자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분양가의 20% 이내에서 계약금을 정할 수 있다. 집단대출이 가능한 중도금, 잔금과 달리 계약금은 별도의 대출 상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로 비율을 정하는 사업시행자가 많았다. 계약금을 비교적 소액으로 잡아 수분양자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분양한 대다수 아파트가 계약금 비율을 20%로 내세웠다.

국평 최고 분양가 기준 계약금은 △강남구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10월 분양) 4억4000만 원 △서초구 ‘아크로리츠카운티’(12월 분양) 4억3000만 원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10월 분양) 3억8000만 원 △강남구 ‘청담르엘’(9월 분양) 5억 원 등이다. 이밖에 ‘디에이치방배’(서초구), ‘래미안레벤투스’(강남구), ‘메이플자이’(서초구) 등도 계약금 비율이 20%였던 단지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계약금을 높이더라도 ‘완판’이 가능할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강남3구에 새로 분양하는 단지는 우수한 입지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3구 단지의 청약자 수는 42만8416명으로, 서울 전체 청약자 수(60만4481명)의 71%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강남3구의 청약 경쟁률은 서울 내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102대 1)보다 약 3배 높은 289대 1을 기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대출 규제와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욱 거세졌다”고 말했다.

반면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는 수도권 단지들은 계약금을 10% 아래로 내리는 할인 마케팅에 한창이다. 지난해 8월 분양에 나선 경기 용인시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는 세 차례의 무순위 청약으로도 미분양을 털지 못하자 계약금을 5%로 내렸다. 계약할 때는 청약금 500만 원만 내고 한 달 후에 분양가 5%에서 500만 원을 뺀 나머지를 납부하는 식이다.

인천 계양구 ‘계양롯데캐슬파크시티’는 일부 평형을 대상으로 5% 계약금을 내걸었다. 지난해 4월 입주자 모집공고에는 계약금이 10%로 기재돼 있었으나, 높은 분양가로 인해 미분양 물량이 속출하며 조건을 완화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수도권 부동산 시장 옥석 가리기가 청약시장까지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과 단지별로 수요 쏠림이 심화하며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린 지난해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내 지역별 차별화가 심해지며 초 양극화 시대를 마주한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올해 대비 확대된 공급절벽이 예상됨에 따라 이 같은 분위기는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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