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해를 가한 경우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김세화 법무법인(유한) 동인 변호사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짚어 봤습니다.
Q. 어떤 죄가 적용될 수 있나요?
A. 동물보호법 위반과 형법상 재물손괴죄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동물보호법 제10조 제2항 제4호 가목은 ‘사람의 생명·신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나 재산상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에게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다음으로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등을 손괴하는 경우 등’을 재물손괴죄로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상대방이 강아지를 여러 차례 때려 큰 상처를 입었다면, 비교적 무거운 재물손괴죄에서 정한 형으로 처벌될 것입니다.
Q. 강아지도 생명인데 재물손괴죄 대상이 맞나요?
A. 현재까지 우리 민법은 동물을 물건 즉, 재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타인 소유의 동물을 때려 다치게 한다면 재물손괴죄에 해당합니다.
다만 지난해 6월 22대 국회에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명시한 민법 개정안, ‘반려동물과 그밖에 영리 목적을 위한 보유가 아닌 동물의 압류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민사집행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Q. 목줄을 하지 않아 강아지가 상대방을 물었다면 제 책임도 있을까요?
A.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1조에서는 월령 3개월 이상의 반려동물과 함께 외출할 경우 2m 이하의 목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법원도 공공장소 등에서 반려견과 동반할 시 목줄을 묶어 타인을 공격하지 못하게 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만약 목줄을 제대로 하지 않은 강아지가 상대방을 물어 상해를 가했다면, 견주에게 과실치상죄가 인정됩니다.
하급심 판결 중에는 목줄 없는 반려견이 행인을 물어 전치 2주의 타박상을 입게 한 사건에서 견주에게 200만 원의 벌금을 선고한 사례가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24. 9. 26. 선고 2024고정43 판결 참조)
따라서 목줄을 차지 않은 강아지가 다른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혔고 그게 원인이 돼 강아지를 심하게 때린 경우라면 상대방은 재물손괴죄, 견주는 과실치상죄로 각각 처벌받게 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정당방위를 주장하면 어떻게 하나요?
A. 정당방위는 판례상 극히 예외적으로 인정됩니다. 그 개가 얼마나 위험한 개인지,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지, 피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급한 상태인지 등을 종합해 고려합니다.
맹견이고 공격이 매우 심하게 계속되고 있으며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정당방위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 김세화 법무법인(유한) 동인 변호사
김세화 변호사는 제5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한국거래소에서 근무하다가 2016년부터 법무법인(유한) 동인의 변호사(송무전략컨설팅팀)로 활동 중입니다. 주로 민·형사 소송과 수사단계 대응, 그리고 노동 및 회생·파산 분야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중대재해처벌법 해설 및 사례’(공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