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사업 부문, 불황 속 소주 등 일부 품목만 선방…매출 감소 추세도
허리띠 졸라매 수익성 개선 이뤄…상품 점유율 하락 동반 우려 제기
국내 주류업체 투톱인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가 지난해와 4분기 실적을 나란히 발표했다. 경기 위축에 따른 소비 둔화와 음주문화 변화 등 여러 악재가 이어졌음에도 소주와 같은 일부 주류 매출과 허리띠 졸라매기 여부에 따라 수익성 개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24.8% 상승한 4조245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롯데칠성음료가 연 매출 기준 4조 원 클럽에 입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소비 부진 속 12.2% 감소한 1849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공개된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성적표도 긍정적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3.1% 늘어난 2조5992억 원으로 추산됐다.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2209억 원으로 1년 새 78% 급증했다. 당기순익(1057억 원) 역시 1년 전과 비교해 197.5%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본업인 주류부문 실적은 어떨까.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실적 발표 당일 IR 자료를 통해 주류부문 세부 매출과 영업익을 공개하고 있다. 아직 잠정 수치이긴 하나 주류사업 연 매출 규모는 8134억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2% 늘었고 영업익(347억 원) 역시 3.4% 확대됐다. 카테고리별로는 제로 슈거 소주 ‘새로’를 비롯한 소주(+221억 원)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여기에 하이볼ㆍ칵테일과 같은 RTD(Ready To Drink)와 맥주도 호실적을 이끌었다.
4분기만 따져보면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매출 규모는 1922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7억 원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91억 원)은 흑자 전환하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주류 가운데선 소주가 유일하게 전년 대비 6.5%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아직 IR 자료나 사업보고서 공개 전이라 주류사업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하이트진로는 음료와 주류사업 비중이 각각 8대 2 수준인 롯데칠성음료와 달리 소주와 맥주의 합산 매출 비중이 전체의 97%에 달할 정도로 주류사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비용 절감과 판매량이 수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여지가 높다.
하이트진로 측은 이번 호실적 배경에 대해 "원재료 가격 상승과 외식경기 침체 속 광고선전비 등 판관비를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케팅비용 절감 과정에서 시장 점유율 하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양사는 향후 시장 트렌드에 걸맞은 신상품 출시 등을 통해 주류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비용 효율화와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함께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국내 주류 시장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소주와 맥주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