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서 12일 오전 학교 관계자가 추모객들이 놓고 간 꽃과 편지 위에 우산을 씌워주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2130349_2135877_1200_800.jpg)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초등학생이 정신건강 문제가 있던 40대 교사에 의해 피살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초등교사들이 최근 5년새 2.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초등학교 종사자(교사, 공무직 등 포함)는 2018년 4033명에서 2023년 9468명으로 늘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4033명 △2019년 5040명 △2020년 4819명 △2021년 5911명 △2022년 7474명 △2023년 9468명 △2024년 상반기 7004명 등이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까지의 집계가 전년도 전체 규모의 74%에 달한다.
우울증뿐만 아니라 불안장애로 병원을 찾은 초등학교 종사자들도 증가 추세다. 연도별로 △2018년 3954명 △2019년 4647명 △2020년 4449명 △2021년 5541명 △2022년 6240명 △2023년 7335명 △2024년 상반기 5091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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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정신건강 문제는 비단 초등교사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아 교육기관과 중등 교육기관, 고등 교육기관, 보육시설 등을 모두 합한 교육·보육 종사자들이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경우는 △2018년 1만3975명 △2019년 1만6143명 △2020년 1만6235명 △2021년 1만9279명 △2022년 2만2895명 △2023년 2만6408명 △2024년 상반기 1만9766명이다. 2023년 기준 최근 5년간 1.8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교육계에서는 교사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악화될 수밖에 없는 원인으로 교사의 아동학대 신고 우려, 비본질적 업무 증가 등 교권 하락을 지적한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우울증은 개인적 사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직무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라며 “과도한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비본질적 행정 업무 등으로 인해 교사들의 자기효능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강원 현장 체험학습 관련 선고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교사들을 어렵게 하는 것”이라며 “현장체험학습처럼 교사가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닌 부분과 관련해 책임을 물으면 결국은 우울로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춘천지법 형사1단독 신동일 판사는 2022년 11월 강원 속초시 테마파크에서 초등학교 현장 체험학습 중 발생한 학생 사망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담임교사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한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정책국장은 “지난해 녹색병원과 함께 진행한 교사 마음 건강 실태조사에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가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우울증이 늘고 있는 것은 아동학대에 대한 공포감 등이 주된 것일 듯 하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이 같이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교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교권침해로 교사가 사망한 서이초 사건 이후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교사에게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진 분위기가 생겼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의 교육적 책임보다는 교사를 보호받고 배려해야 하는 존재로 보는 정책적 흐름이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문제 교사에 대한 스크리닝(선별)이나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가 없어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