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어딨니" 스피어엑스, 3차원 우주 지도 만들어 생명체 탐사 [종합]

입력 2025-02-1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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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천문연-美 NASA 합작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28일 우주로
세계 최초 영상 적외선 영상 분광 기술 사용
"얼음 지도 만들어 생명체·은하 비밀 탐구"

▲28일 12시경(현지시간 27일 19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를 앞둔 스피어엑스(SPHEREx) 우주망원경. (사진제공=우주항공청)
▲28일 12시경(현지시간 27일 19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를 앞둔 스피어엑스(SPHEREx) 우주망원경. (사진제공=우주항공청)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은하는 도대체 어떻게 처음 만들어져 진화해왔는가, 태양계 밖에 있는 생명체가 어떤 환경에서 존재하는가. 이 세 가지 핵심 질문을 연구하는 게 저희 목적이다."

양유진 한국천문연구원 광학천문본부장은 12일 스피어엑스(SPHEREx) 우주망원경 발사 사전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피어엑스는 한국 천문연구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손을 잡고 만든 우주망원경이다. 28일 12시경(현지시간 27일 19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를 앞두고 있다.

스피어엑스는 전천(全天, All-Sky) 적외선 영상분광 탐사를 위한 우주망원경이다. 전천이란 말처럼 넓게 우주를 탐구하는데, 여기에 지구에서는 관측하기 어려운 적외선을 투과하는 필터를 사용한 영상분광 기술을 더했다.

영상분광은 스피어엑스의 핵심 기술로, 넓은 영역을 촬영하는 ‘영상관측’과 빛의 밝기를 파장별로 측정하는 ‘분광관측’을 동시에 수행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영상분광 기술을 사용하면 어떤 특정 천체뿐만 아니라, 전체 하늘을 100개의 파장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스피어엑스는 102가지 색으로 약 10억 개의 천체들에 대한 물리적인 정보를 얻는다.

제임스웹 망원경이 매우 좁은 영역을 깊고 자세하게 관찰한다면, 스피어엑스는 얕고 넓게 우주 3차원 지도를 제작한다. 넓은 시야각을 가진 유클리드 망원경과 비슷하지만, 스피어엑스가 볼 수 있는 색은 유클리드보다 20배 정도 많다.

전체 하늘에 대한 적외선 분광 탐사는 전세계적으로 스피어엑스가 처음이다. 니키 폭스(Nicky Fox) NASA 과학임무국 국장은 “전 우주에 대해 102개에 달하는 색깔로 관측하는 것은 세계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획기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얼음 분포 지도·통계화…생명체 연구"

스피어엑스는 우리 은하 내에 얼음 상태로 존재하는 물과 이산화탄소의 분포를 지도화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른바 3차원 우주 얼음 지도를 만들어 생명체의 기원을 찾는다.

이정은 서울대 교수는 "우리은하 전역을 대상으로 다양한 얼음분자의 분포지도를 제작할 계획이다. 얼음이 언제 어떻게 생성 됐는지 진화해왔는지 별과 행성의 생성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얼음은 생명체의 기원과도 깊이 연관돼 있다. 단순한 물 분자 뿐 아니라 생명체 발현에 유기분자도 포함돼있기 때문에, 스피어엑스 활용하면 우리 은하와 외계생명체 탐사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피어엑스는 10억 개 이상의 은하 분포를 측정해 빅뱅 직후 우주 급팽창(인플레이션) 원인과 배경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어두운 은하의 빛의 총량을 측정해 은하 형성과 초거대질량 블랙홀에 대한 연구도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 인력 300~400명 참여, 관측 데이터 연구

▲스피어엑스(SPHEREx)  망원경 구성도 (사진제공=우주항공청)
▲스피어엑스(SPHEREx) 망원경 구성도 (사진제공=우주항공청)

천문연은 처음 기획단계인 2016년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스피어엑스에 참여한 유일한 국제 협력기관이다. 영하 220도의 우주환경을 구현하는 극저온 진공 체임버를 개발하고, 망원경의 광학 및 분광 성능 테스트를 주도했다. 관측 자료를 처리할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협력했다. 전체 스피어엑스 프로젝트 예산 2800억 원 중 150억 원을 투입했다.

제이미 복(Jamie Bock) 스피어엑스 연구책임자는 한국 기자들과의 화상 대담에서 "체임버는 수개월 간 초점 테스트와 분광학 보정을 거쳤는데, (한국 팀의 기여로) 전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체임버가 아름답게 작동했다"고 말했다.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한국 개발팀은 기기개발, 자료처리 소프트웨어, 과학연구 등 전반에 걸쳐 30명의 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천문연 연구진을 포함해 300~400명의 국내 인력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에스에이티, 포토닉스 등 국내 기업도 참여했다.

천문연 개발팀은 후속 관측 자료 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기획 단계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해 알게 모르게 많은 기술을 전수 받을 수 있었다"면서 "금액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기여는 적지만 국내 연구진이 모든 데이터를 제공 받을 수 있어 저희만의 우주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스피어엑스는 발사 이후 2년 6개월 간 4번에 걸쳐 관측을 진행한다. 처음 두달 간의 관측 이후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일부는 보정된 이미지 형태로 대중에 제공될 예정이다. 3차원 지도는 전체 운용 기간이 끝난 후 제작·공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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