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열풍으로 AI 관심 증가…“기업들 데이터 확보에 도움 될 것”

루닛과 뷰노가 나란히 전년 대비 매출이 2배 상승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상장 4년 차인 딥노이드도 처음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의 외형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저비용 고성능 AI를 구현한 딥시크로 AI가 다시 관심받으며 향후 업계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의료AI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42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251억 원 대비 116% 증가한 수치다. 해외 매출은 전체의 88%인 478억 원으로 전년 213억 원 대비 124%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677억 원으로 전년 대비(422억 원) 60% 늘었다.
루닛의 실적은 루닛 인사이트‧스코프 등의 제품군이 견인했다. 지난해 말 기준 흉부 엑스레이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과 유방촬영술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도입한 의료기관은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국내 매출도 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9% 성장했다.
뷰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59억 원으로 전년 133억 원 대비 95% 증가했다. 8분기 연속 성장세다. 영업손실은 약 124억 원으로 전년(약 157억 원) 대비 약 21%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가 매출을 이끌었다. 딥카스는 현재 국내 18개 상급종합병원 포함 110여 개 병원에 도입돼 약 4만5000 병상에서 운영 중이다.
딥노이드는 매출 108억 원으로 전년(약 19억 원) 대비 461% 성장하며 처음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67억 원에서 101억 원으로 증가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산업 AI 사업 수주 확대와 의료AI 솔루션 설치 병원 증가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딥노이드는 2023년 국내 기업과 75억 원 규모의 2차 전지 AI 검사 솔루션 수주에 성공했고, 이 중 대부분 매출이 작년에 반영됐다.
의료AI 기업의 외형이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 최근 저비용 AI 모델로 주목받은 딥시크가 업계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딥시크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가형 반도체로 개발한 고성능 AI 모델이다. 기존 사람들의 데이터를 모아 딥러닝 시켜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방식과 달리, 이미 만들어진 알고리즘 자체를 학습해 개발했다.
딥시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다. 딥시크는 생성형 AI 모델 ‘R1’ 개발에 쓴 비용은 약 557만 달러(78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오픈 AI의 챗GTP 개발비(1억달러‧1400억 원)와 비교하면 18분의 1 수준이다. 또 기존 오픈AI나 구글처럼 사용료를 내야 하는 폐쇄형 방식이 아닌, 오픈소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보안 문제는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날 딥시크의 국내 신규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고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개선‧보완이 이뤄진 후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비스가 잠정 중단되긴 했지만, 향후 새로운 옵션이 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의료AI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는 AI가 AI를 학습하며 저비용, 고성능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소규모 기업 또는 후발주자에게는 저비용으로 고효율 제품을 개발할 실마리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적은 데이터로도 많은 데이터를 사용한 것과 비슷한 결과는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AI 솔루션에서 중요한 것이 데이터 확보인 만큼, 이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