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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이 늘어나면서 서울 진로진학지도의 55%는 고교 교육과정 운영에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2~23일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교사 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같은 내용의 의대 정원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서 ‘의대 증원에 따라 진학지도에서 체감하는 변화’를 물은 결과 43.2%는 ‘변화가 있다’, 46.3%는 ‘변화가 매우 있다’고 밝혀 전체 89.5%가 의대 정원 확대에 따라 2025학년도 대입 진학지도에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이에 따라 올해도 진로진학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의대 증원이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물은 결과 전체 55.4%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으며, 37.3%는 보통, 7%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의대 증원이 고교 교육과정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로는 ‘의대 쏠림 현상, 정시 모집에 대한 기대감으로 학교 수업에 불성실한 학생 증가 우려’, ‘특정 과학 과목 쏠림으로 기초과학 경시’ 등이 제시됐다.
반면, 고교 교육과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이유로는 ‘자기주도적 의사결정력 신장’,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지원으로 인한 상위권 학생들의 진학 가능성 확대로 학교 생활에 매진할 가능성 상승’ 등이 나왔다.
또 교사들의 83.5%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재수 혹은 N수를 시키면서까지 자녀의 의대 진학 준비를 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의대 증원을 계기로 한 사교육비 추가 지출에 대해서는 전체 83.6%가 사교육비가 늘었다고 답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향후 의대 증원 관련 논의는 중등교육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 이번 설문조사로 논의의 기초가 마련됐다”며 “학문과 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외환위기 이후 이어진 지나친 의대 쏠림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의 적성을 고려한 맞춤형 진로진학 컨설팅을 활성화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사교육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며 “학교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내년도 의대 정원은 신속히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