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C녹십자그룹이 기존 사업을 강화하면서 신사업을 확장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6799억 원, 영업이익 321억 원을 달성하며 국내 제약업계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외형 확대에 성공한 GC녹십자그룹은 지난해 8월 미국에 출시한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사업 확대를 위한 안정적 원료 공급처를 확보해 기존 사업을 강화했고, 보툴리눔 톡신 업체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GC녹십자그룹 계열사 GC녹십자웰빙은 이달 12일 보툴리눔 톡신 개발 기업 이니바이오의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을 취득했다. 취득 금액은 400억 원 규모로 이니바이오 지분 21.35%를 보유하게 된다. 취득 예정 일자는 4월 4일이다.
2017년 설립된 이니바이오는 보툴리눔 톡신 ‘이니보주’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GC녹십자웰빙에 따르면 다수의 해외 연결망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이 가능한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내 단일 공장으로는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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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웰빙은 이번 인수로 미용의료 사업의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GC녹십자웰빙은 중점 사업으로 주력하던 영양주사제 사업에 더해 보툴리눔 톡신, 필러, 스킨부스터를 중심으로 하는 ‘에스테틱(미용)’ 사업을 양대 축으로 삼아 새로운 ‘메디컬 솔루션 바이오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다.
GC녹십자는 일차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에 대한 기대가 크다. 2023년 12월 미국 FDA 품목허가를 받아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미국 수출에 돌입했다. GC녹십자는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미국 혈액원 운영업체 ABO홀딩스를 지난해 12월 인수했다. 혈액제제 상업화를 위해서는 현지 혈액원 등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 확보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ABO홀딩스는 뉴저지, 유타, 캘리포니아 등 3개 지역에 6곳의 혈액원을 운영하고 있다. 텍사스주에 2곳의 혈액원을 추가로 건설 중이다. 완공이 되는 2026년부터 총 8곳의 혈액원이 가동될 예정이다.
글로벌 혈액제제 조사기관(MRB)에 따르면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 규모는 2030년 130억 달러(약 17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GC녹십자는 2028년까지 알리글로 매출을 3억 달러(약 4100억 원)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올해 GC녹십자의 성장 전망은 밝다. 알리글로의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 실적으로 잡히는 점, 최근의 독감 유행으로 지난해 4분기 부진했던 독감 백신·치료제 매출이 올해 1분기 본격화 등이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GC녹십자의 올해 연매출이 1조8183억~1조9031억 원, 영업이익은 741억~100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알리글로 매출이 예상대로 성장한다면 녹십자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혈액원 인수 효과를 통해 알리글로 매출과 원가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