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크 반 덴 호브 아이멕(ime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삼성과 협업 정도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재용 회장과도 (이번에)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 덴 호브 회장은 18일 오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년 전 이 회장이 아이멕을 방문한 후 지속적으로 만나 미래 협력 방안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2022년 6월 유럽 벨기에 출장 당시 아이멕에 방문해 반 덴 호브 회장과 반도체 연구 개발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또 반 덴 호브 회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도 만나 기술 협력 방안 등을 나눌 것이라 강조했다. 곽 사장은 지난해 10월 아이멕 본사에 방문해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과 연구 개발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바 있다.
반 덴 호브 회장은 "이번 방한 기간 곽 사장과도 만나려 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는 모듈(빌딩 블록), 차세대 소자, C-FET 등 5∼10년 후 상용화가 예상되는 기술에서 협업 중"이라고 말했다.
1984년 설립된 아이멕은 벨기에와 프랑스, 네덜란드 3국이 공동 설립한 유럽 최대 규모의 비영리 종합 반도체 연구소다. 첨단 반도체, 인공지능(AI), 5G 등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의 주요 대학과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이 가입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과는 2000년대 초반부터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반 덴 호브 회장은 국내에 아이멕 연구소를 만드는 방안에 관해서도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그는 "한국은 다른 지역과 달리 파트너 숫자는 적지만 삼성, SK, LG 등 파트너와 활발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이 같은 파트너사들과 같이하면 (연구소 설립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촉발된 반도체 관세 부과 및 대(對)중 반도체 수출 통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결국 반도체 산업에 위험 요소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반 덴 호브 회장은 "최근 지정학적 이슈로 산업에 위험 요소가 대두하고 있다"며 "연구 개발을 각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하면 혁신 속도는 늦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이멕은 전 세계 200개 이상의 대학, 글로벌 기업 등과 협력해 장기 연구 및 혁신을 추진하고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반 덴 호브 회장은 "국경을 넘는 협력이 반도체 기술 발전에 굉장한 도움이 되고 있다"며 "현재 디커플링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각각 연구개발을 하게 되면 그 속도는 현격히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이멕은 이날 오후 '아이멕 테크놀로지 포럼 코리아(ITF)' 행사를 연다. 또 19~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2025'에서는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