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1월 무역수지가 마이너스(-) 2조7587억 엔(약 26조 원)으로 2년 만에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은 지난해 6월부터 무역수지 적자를 이어가다 작년 12월 흑자로 전환, 이번에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지난달 무역통계(속보치)가 2조7587억 엔 적자라고 밝혔다. 적자폭은 전년 동월보다 56.2% 늘었다. 엔화 약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월 수출은 1년 전보다 7.2% 늘어난 7조8637억 엔으로 집계, 수입이 동기간 16.7% 증가한 10조6225억 엔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자동차와 선박, 의약품 수출이 늘었고, 수입에서는 중국과 대만에서 스마트폰과 PC 구매가 증가했다.
특히 대미 수출은 8.1% 늘어난 1조5400억 엔으로 대미 무역에서는 476억9700만 엔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이 1년 전보다 21.8% 확대됐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예고의 영향이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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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린추킨연구소 미나미 타케시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수출 수요가 급증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해당 월 상반기에 출하량이 증가한 것”이라며 “이러한 증가는 미국의 수요와 일치하는 추세가 아니란 점에서 향후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이어 25% 자동차 관세 부과를 예고해 일본의 수출 전망도 더 암울해진 상황이다. 미나미는 “4월 2일 관세가 부과되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일본 생산이 줄고, 미국에 더 많은 공장 건설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수출은 인플레이션으로 국내 소비가 제한되는 시기에 일본 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또 미국과 중국 간 보복 관세 전쟁 등 전반적인 세계 무역 갈등이 일본 무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일본의 대중 무역수지는 1조4400억 엔 적자다. 칩 관련 제조장비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교도통신은 설명했다. 중국의 춘절도 영향을 미쳤다. 춘절 전 중국에서는 재고 확보를 위해 수입을 늘리고 연휴 기간 중국과 물류가 멈추면서 수출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