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인도 생산 비중, 25%로 확대 전망
중국·인도 긴장 관계 속 ‘조용한 전환’
모디, 일자리난에 애플 절실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과 인도 타타일렉트로닉스는 카르나타카뿐 아니라 최남단에 있는 타밀나두에서의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스마트폰 유리 제조업체인 코닝은 지난해 인도의 옵티머스인프라콤과 협력해 대규모 제조 시설을 타밀나두에 설립, 올해 하반기 가동해 애플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폭스콘인터커텍트기술이 하이데라바드에 설립한 공장에서 조만간 에어팟을 생산해 처음으로 애플 이어폰이 인도에서 출하될 예정이다. 앞서 작년에는 애플의 플래그십 제품인 아이폰 16 프로가 인도에서 생산되기 시작해 이정표를 세웠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현재 애플 아이폰의 15%만 인도에서 생산되지만 2027년에는 그 비중이 25%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휴대폰이 다이아몬드를 제치고 인도의 가장 큰 수출 제품이 됐다고 평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을 적대시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무엇보다 중국에 대한 애플의 제조 의존도는 여전히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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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 관계가 냉랭한 것도 걸림돌이다. 2020년 인도와 중국 군대 사이에 치명적인 국경 충돌이 발생한 후 인도는 틱톡을 포함해 수십 개의 중국 앱을 금지하고 중국인의 직접 투자에도 엄격한 제한을 가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일부 중국 기술자와 설비의 인도 이동을 방해해 폭스콘을 포함한 전자제품 생산업체에 타격을 줬다. 아이폰 조립 공장에서 사용하는 특수 기계의 대부분은 중국어로 프로그래밍돼 있어 중국인이나 대만인이 비행기를 타고 와서 설치·수리해야 하는 것이 인도에 약점으로 작용했다. 이에 인도 관료들은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해 사적인 대화 자리에서는 애플을 ‘과일 회사’라고 부른다고 FT는 전했다.
인도 정부는 애플의 주요 제조·공급업체들에 레드카펫을 깔고 있다. 가령 작년 폭스콘의 류양웨이 회장에게 인도에서 민간인에게 서훈하는 세 번째로 높은 훈장인 ‘파드마 부산’을 수여했다.
FT는 “인도 입장에서는 애플의 공급망 유치가 절실하다”면서 “10%에 달하는 등 실업률 등 일자리 문제가 심각함에 따라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국민당은 작년 선거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소수 정당으로 전락하고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