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부동산 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최근 5년(2020년~2024년)간 44개의 서울 초역세권 단지 평균 집값이 38.6% 올랐다.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33.2%)에 비하면 5.4%포인트(p) 더 높다. 여기에서 초역세권은 아파트와 지하철역이 접해 있거나 출입구로 바로 이동이 가능한 단지를 의미한다.
서울 주요 지역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단지 다수도 초역세권 입지를 갖추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에 인접한 장미2차와 잠실롯데캐슬, 잠실주공5단지(잠실역) 등이 있다. 잠실 대장주로 꼽히는 ‘엘리트’(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도 잠실새내역을 끼고 있다.
3호선 도곡역은 타워팰리스 2차, 5호선 목동역은 목동신시가지 7단지와 각각 맞붙어 있다. 6호선 합정역(메세나폴리스), 5호선 공덕역(롯데캐슬프레지던트)도 주상복합 형태로 단지와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된다.
지난해 분양시장에서도 초역세권 입지를 갖춘 단지들은 흥행에 성공했다. 7호선 청담역 초역세권 단지인 ‘청담르엘’(청담삼익 재건축)은 평균 667.26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9호선 신반포역 인근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과 3호선 잠원역 앞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또한 각각 527.33 대 1, 442.32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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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세권 단지의 신고가도 이어지고 있다. 송파구 ‘트리지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24억8000만 원(11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지만 두 달이 채 안 된 이달 13일 25억5000만 원(6층)에 팔렸다. 5호선 우장산역 바로 앞 ‘우장산아이파크이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매매 13억5800만 원(18층)에 손바뀜하며 두 달 전인 10월(12억2000만 원, 18층) 대비 몸값을 1억4000여만 원 올렸다.
이에 서울에서 신규 개통을 앞둔 도시철도와 경전철 인근 지역도 들썩이고 있다. 왕십리역과 상계역을 잇는 13.4㎞ 길이의 도시철도인 동북선은 2027년 준공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신속 집행 대상에 포함돼 사업 지연 리스크를 줄였다는 평가다.
성북구 A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역이 세워진다는 고려대역 근처는 지금까지 버스로만 다닐 수 있어 집값이 잘 안 올랐던 곳들”이라며 “학생이 많아 전·월세 거래만 활발하던 이 근처도 매매가 자주 이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교통 소외 지역이었던 도봉구 방학동 일대도 우이신설선 연장공사로 활기를 찾았다. 지난달 서울시가 HL디앤아이한라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체결, 2031년 완공을 약속한 것.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과 1호선 방학역을 잇는 사업으로 총연장 3.93㎞ 길이다. 정거장 3개소가 신설되는 방학신동아1단지, 쌍문동현대1차 등이 수혜 단지로 언급된다.
업계에선 초역세권 단지의 투자 가치가 비교적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 상승 폭이 과도하게 큰 매물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민영 직방 빅데이터랩실 매니저는 “교통 호재의 경우 오랜 기간에 걸쳐 프리미엄이 반영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솔 도시와경제 이사는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먼저 반영된 지역보다는 인근 아파트 착공 예정지나, 현재는 저평가된 상태이지만 철도 개통으로 인한 낙수효과가 있는 곳이 투자에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