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인사는 타격 거의 없어...중견·신인 정치인에는 치명타

영국의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이 ‘경력 부풀리기’ 논란에 휩싸였다. 이를 계기로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전 세계 정치인들의 경력에 대한 허풍과 거짓말을 짚어봤다.
리브스 장관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에서 경제학자로 “10년 중 가장 좋은 시절”을 근무했다며 자신의 경력을 언급해왔는데, 실제로 5년 반정도 근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빈축을 사고 있는 것. 특히 현지 언론을 통해 그가 경제학자로 활동하던 시절 집필한 저서 중 상당 부분이 제대로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외부 내용을 ‘복붙’(복사하고 붙여넣기)한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치인의 ‘경력 부풀리기’는 리브스 장관뿐만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 세계 정치인 중에는 학력이나 경력을 부풀리기를 하는 사례는 많다.
미국에서는 공화당 출신 조지 산토스 전 하원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뉴욕대 등 2곳의 대학을 다닌 후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 대형 투자은행에서 근무한 유대계 성 소수자로 자신을 내세우며 ‘엘리트’와 ‘성 소수자’란 이미지로 젊은 보수층으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가 내세웠던 경력이 모두 거짓임은 물론 과거 여성과 결혼했던 사실이 드러나 결국 의원직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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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부풀리기’ 논란이 산토스 전 의원의 경우처럼 반드시 정치생명에 치명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즉 현재 정치적 입지나 영향력에 따라 ‘부풀리기’ 논란의 영향이 다르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경력 부풀리기’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로 통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로스쿨에서 상위 50%의 성적으로 졸업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전체 85명 중 76등으로 졸업했다. 그는 2020년 대선 캠페인 당시 미시간주에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고 주장했지만, 그런 상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부풀리기는 그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집권하는 데 큰 문제가 되지 못했다.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도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정치, 정치학, 경제 학위를 받았다는 주장과 달리 실제로는 학위를 마치지 못하고 대신 사회학 학위를 받았다. 특히 21년 집권 끝에 민중혁명으로 축출된 필리핀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에도 2022년 대통령 취임에 성공했다.
러시아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논물 표절 의심을 받았지만 그의 정치적 입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두 학위 관련해서 크고 작은 의혹이 불거졌지만,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에 타격을 주는 요소는 아니었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상대적으로 거물급 인사가 아닌 정치인은 경력이나 학력을 부풀렸다가 들키면 치명타가 될 수 있지만, 거물급 인사의 경우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