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와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가 각각 37호, 38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됐다. 올해는 어떤 치료제가 국산 신약에 이름을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산 신약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신청한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와 큐로셀의 ‘림카토’가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는 뇌에 흥분성 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 채널을 차단해 신경세포의 흥분성-억제성 신호 균형을 정상화하는 기전이다. 동아ST가 라이선스인 계약을 맺고, 동아ST가 지난달 20일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국내 판매는 동아ST가 담당한다.
앞서 SK바이오팜은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시판 허가를 받아 ‘엑스코프리’라는 제품명으로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의 총 누적 처방 환자 수는 14만 명을 넘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은 만큼 국내 허가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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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로셀은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림카토’에 대해 임상 최종 결과를 기반으로 재발성·불응성 거대B세포림프종(LBCL) 적응증으로 지난해 12월 식약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이어 올해 2월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건강보험 급여등재를 위해 약제급여평가를 신청했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T세포 유전자를 채취한 후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CAR를 발현시키는 등 조작을 한 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항암제다. 림카토는 임상 2상 결과에서 67.1%의 완전관해비율(CRR)을 기록하며 뛰어난 약효와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림카토는 보건복지부의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에도 선정됐다. 이를 통해 식약처의 허가 신청 단계부터 급여 평가, 약가 협상까지 동시에 이어지게 돼 기존 절차보다 빠른 일정으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큐로셀은 올해 상반기 품목허가에 이어 하반기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의 통풍치료제 ‘티굴릭소스타트’도 임상 3상이 진행되면서 차기 국산 신약 후보로 꼽힌다. 티굴릭소스타트는 요산 생성 억제 효소인 잔틴 옥시다제를 차단해 통풍의 근본적 치료가 목표인 경구용 치료제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티굴릭소스타트 글로벌 임상 3상 2건 중 1건에 대해 유효성을 입증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하며, 신약 허가 가능성을 높였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2600명을 대상으로 2차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연내 임상 3상 마무리와 2027년 미국 FDA 허가, 2028년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업계에서 통풍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만큼 시장에 출시되면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까지 국내에 허가된 국산 신약은 총 38개다. SK케미칼의 위암 치료제 ‘선플라주’가 1999년 1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았고, 코로나19 시기이던 2021년 한해에만 유한양행의 ‘렉라자’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한미약품의 ‘롤론티스’,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등 4개의 신약이 허가받으며 연구개발(R&D) 역량을 뽐냈다.
이어 2022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 대웅제약의 ‘엔블로’가 허가된 후, 2023년에는 허가된 국산 신약은 없었다. 지난해에는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와 비보존제약의 ‘어나프라’가 국내 신약 허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