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대상 당국 화해 손짓 일주일만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날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 3년간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3800억 위안(약 75조 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알리바바가 지난 10년간 이 분야에 투자한 금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를 통해 전자상거래 본업을 넘어 AI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야망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알리바바는 2022년 오픈AI의 챗봇 ‘챗GPT’ 출시 이후 문샷과 지퓨(Zhipu) 등 중국 유망 AI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동시에 AI 개발을 뒷받침하는 클라우드 사업의 확장에 주력해왔다.
우융밍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AI의 폭발적 성장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국내 과학기술 산업은 한창 발전하는 중이며, 잠재력도 막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리바바는 클라우드와 AI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 가속화에 전력을 다해 전체 산업 생태계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며 대규모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우 CEO는 지난주 인간의 사고 능력 수준에 버금가는 ‘범용인공지능(AGI)’이 이제 궁극적인 회사 목표라고 선언하며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등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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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이번 대규모 투자 발표가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민간기업 리더들을 소집해 연 심포지엄에 마윈 창업자가 참석하고 나서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알리바바는 2020년 10월 마윈이 “중국 금융당국이 ‘전당포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며 정면 비판한 이후 규제 철퇴 대상이 됐다. 중국 정부 눈 밖에 난 마윈은 한동안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최근 딥시크를 필두로 중국 AI 산업의 비약적 발전이 가시화하자 기술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 기조도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5년 전 강경 발언 이후 공개활동을 하지 않았던 마윈이 지난주 시 주석이 주재하는 좌담회에 등장하면서 시장에서는 그가 사실상 ‘사면’ 받았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이 영향으로 알리바바 주가는 연초 이후 68%가량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