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새 회계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데다 기준 금리까지 떨어지면서 보험사들의 발등에 불이 붙었다. 보험사들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며 자본건전성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란 평가다. 이에 공동재보험이 올해 더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이 3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이자율은 3.60~4.20% 수준이다. 앞서 흥국생명은 2000억 원대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미 보험사들은 올해 역대급 채권 발행량을 기록한 상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올해 들어 2개월 만에 2조1000억 원에 달하는 채권을 찍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자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의 규제가 까다로워지는 데다 금리까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K-ICS 비율을 높이려면 가용자본을 확대하고 요구자본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최근 금리 하락으로 채권 평가이익이 줄어들면서 가용자본이 감소하는 동시에 규제 강화로 요구자본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문제는 보험사가 발행하는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은 보험업법상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계약에 따라 이자를 지출하고 원금도 상환해야 하는 만큼 만능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에 금리 부담 등을 낮추는 공동재보험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 상품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판매한 상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을 다른 보험사(재보험사)에 넘기는 방식이다. 미래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에 대한 부담을 넘기면서 금리 변동 등에 따른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대신 이를 넘겨받은 재보험사는 이를 대신 떠안는 대가로 보험료를 받을 수 있다.
관련 기관들도 공동재보험을 활성화하는 것이 K-ICS 비율 제고를 위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보험개발원은 국제회계기준(IFRS17) 결산 시스템(ARK 시스템) 안에 장기손해보험 공동재보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ARK 시스템은 중·소형사들이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만들어진 것으로, 추후 공동재보럼 시스템이 탑재되면 공동재보험 가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K-ICS 제도에서는 금리위험 전가를 통한 요구자본 축소, IFRS17의 회계상 자본 변동성 완화로 인한 K-ICS 가용자본 관리 등 공동재보험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금리 하락이 예상됨에 따라 K-ICS 및 IFRS17 제도하에서 보험사들이 다양한 공동재보험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시장 경쟁 촉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