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정책으로도 리스크 극복 못했나
전문가 "금리인하 시기 투자 대안"

몸값을 낮춰 다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서울보증보험이 투자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희망 공모가를 하향 조정하고 강력한 주주환원책까지 발표했지만, 투심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
6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5~6일 양일간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9.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증권과 함께 이번 상장에서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서울보증보험을 제외한 최근 공모주 다섯 종목의 평균 일반청약경쟁률이 1163.64대 1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청약 결과는 상당히 부진한 수치다.
공모 부진은 오버행(대량매도 잠재 물량) 우려와 실적 변동성 등 여러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탓으로 해석된다. 서울보증보험은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보유 물량(지분율 83.85%)이 상장 1년 후 풀리면서 주가가 내려갈 수 있다는 오버행 리스크를 지고 있으며,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건설 관련 보증이 전체 잔액 중 약 9%에 달한다는 점에서 실적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보증보험은 "오버행 이슈는 최대주주 소수지분 매각 시, 자사주 매입소각 병행 등을 통해 완화하겠다"라며 "보수적인 자산운용 전략을 토대로 안정적인 투자이익을 창출하며, 중장기적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해 목표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라고 설명했다.
주주친화 정책이 청약 흥행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했다는 평도 나온다. 서울보증보험은 상장 이후 신주주환원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결산배당금을 받을 수 있게 배당기준일을 4월 초로 정했다. 향후 3년간 연 2000억 원의 주주환원을 보장는 쪽으로 목표를 수립했으며, 최소배당금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경쟁률 저조에도 불구하고 서울보증보험이 최근 공모주 훈풍을 타고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모주 시장은 1월 부진을 딛고, 2월 공모가 대비 시초가 및 종가 수익률을 크게 회복했다.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 증시 반등에 힘입어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위너스는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달성했다. 바로 다음 거래일 데뷔한 엘케이켐의 상장일 등락률은 180%이었으며, 이날 상장한 대진첨단소재는 35%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공모주 투자 열기가 지속하는 가운데, 서울보증보험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도 서울보증보험의 주주환원책을 고평가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서울보증보험의 손해율은 경기 부진이 지속하더라도 지속해서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라며 :충분한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적극적 주주환원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금리 인하 시기에 적절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ㄷ.
이날로 일반 공모를 마친 서울보증보험은 이달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앞서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서 24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를 희망 범위(2만6000~3만1800원) 하단인 2만6000원으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