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 목표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 급등과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금융지주사들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며 CET1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다만 금융지주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를 밑도는 등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20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의 CET1은 13.5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금융 13.22%, 신한금융 13.06%, 우리금융은 12.13% 순이었다. 4대 금융지주의 CET1은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규제 비율 모두 웃돌았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CET1 비율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성과는 지난해 말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비상계엄 사태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 확대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상황에서도 이뤄내 주목된다. 통상 환율이 10원 오르면 CET1은 0.6bp(1bp=0.01%포인트)가량 떨어진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사들의 CET1가 전 분기 대비 최고 0.12%p 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에 기반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등으로 ROE를 제고하거나 기업금융 감축 등 자산 리밸런싱(재조정) 등으로 대응해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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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익성 주요 지표인 ROE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사업보고서 기준 KB금융의 ROE는 9.72%, 신한금융은 8.44%, 하나금융은 9.12%, 우리금융은 9.34%로, 4대 금융지주 중 10%를 넘긴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회사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지는 수준으로 JP모건은 지난해 18%의 ROE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KB금융은 올해 중점 추진 사안으로 효율경영을 내세웠으며 신한금융은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을 아젠다로 수립했다. 하나금융은 그룹의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내실과 협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그룹 전반을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하고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