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임기 만료 3주 앞…마은혁 임명 압박
‘헌재 의견 엇갈린다’ 추측에 캐스팅 보트 기대
‘내각 총사퇴’는 반대 의견도…막판까지 장고 예상

더불어민주당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총력전에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는 마 후보자 임명을 미루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달 1일까지 임명에 나서지 않을 경우 연쇄 탄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탄핵 심판을 다루고 있는 문현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기 만료일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둘러 헌재 ‘9인 체제’를 완성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거세지고 있다. 다만 지도부는 국무위원에 대한 연쇄 탄핵에는 선을 긋고 있어 1일까지 막판 장고가 이어질 전망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4월 1일까지 아직 내일까지 시간이 남았다”며 “(내일 상황을) 보고 비상한 결단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상한 결단’이란 표현을 통해 마 후보자에 대한 임명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탄핵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 한 것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한 권한대행과 최 부총리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다. 시간도 많이 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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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의 심판이 길어지는 이유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는 추측이 나오면서 민주당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마 후보자 임명에 대해 압박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4월 1일까지 마 후보자 임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곧이어 2~3일에 한 권한대행과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당내에선 이들에 대한 탄핵에 이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후임 국무위원 대행들에 대해서도 탄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이달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한 대행을 탄핵소추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승계받은 국무위원들도 탄핵소추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에선 당의 입장으로 결정된 사안이 아닌 만큼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다음 달 18일 문형배·이미선 헌재 재판관 임기 만료 전까지 결론을 미룰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악의 경우 18일 두 명의 헌법재판관이 퇴임을 하게 되면 다음 재판관 몫인 대통령 몫에 대해 한 대행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한 총리도 그렇지만 국무위원들 탄핵 얘기도 함께 하는 건 최악의 과정, 최악의 상황(을 가정 한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이 되면 최악의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경우 정부와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 지명 문제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 내에선 고비가 될 이번 주부터 광화문 장외 대응이 아니라 국회 내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 된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이번 주는 본회의를 줄줄이 열고 현안 질의 등을 통해 헌재에 탄핵 심판이 미뤄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물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당내에서 내각 총사퇴는 전략적 실패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는 만큼 당 지도부는 1일 막판까지 장고를 이어갈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지도부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지만 지금은 인내할 때라는 의견도 많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최종 목표는 빨리 정상화시켜야 하는 것이나 어떤 방법이 제일 좋겠냐에 대해 국면을 어떻게 바라볼 거냐는 각자 조금씩 달라 당내 여러 목소리들이 있다”며 “초선 의원들이 최대치 문제를 제기하고 지도부는 수렴해서 발표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