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PF대출 '입맛따라'…건설사 주택사업 '양극화'

입력 2009-08-21 09:04 수정 2009-08-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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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돈 되는' 우량 사업장ㆍ대형 건설사에게만 자금 풀어

한동안 잠잠했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시장이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은행들의 보수적인 부동산 PF대출로 인해 건설사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대형 건설사는 PF대출이 쉽고 사업분야도 다양해 주택경기 부진을 감내할 여력이 충분한 반면, 중소 건설사의 경우 신규 대출받기가 어려워 자금난 심화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은행들은 예전과 같은 '묻지마' PF대출은 지양하면서 인천 청라지구 등 '돈 되는 곳'과 현대, 삼성, SK건설 등 대형사들만 선별적으로 대출을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 대형사ㆍ우량사업장만 PF 잇따라 풀어

21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주택 분양 등에 인파가 몰리면서 은행들이 그 동안 중단했던 PF대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에도 상호저축은행을 중심으로 PF대출이 이뤄져 왔지만 최근 들어 대형 시중은행까지 동참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자본시장 경색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올초와 달리 최근 건설사와 은행간 금융 약정이 체결됐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SK건설은 산업은행과 수원시 권선구 정자동 SK케미컬 부지에 아파트 3000가구를 분양하는 프로젝트의 부동산 PF대출 계약을 맺었다. 이는 5500억원 규모로 하나은행도 이 부동산사업 신디케이트론에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은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도 1700억원 규모의 인천 청라지구 PF를 일으켰으며, 삼성물산도 광교신도시 래미안 분양사업을 위해 2200억원 규모의 PF대출을 성사시킨 바 있다.

청라지구에 아파트를 짓는 반도건설은 하나은행으로부터 240억원의 PF 대출을 받았다. 또 청라지구에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으로부터 각각 2000억원(2개사), 1900억원(1개사)의 PF대출을 추진중이다.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개발사업에 우리은행, 외환은행 등 20여개의 은행으로 부터 3500억원 규모의 PF대출을 성사시켰고, 화성산업은 하나은행에서 김포한강신도시 프로젝트에 700억원 규모의 PF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 초까지만 해도 부동산PF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였는데 올 4월부터는 금융권의 심리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며 "그러나 중소형 건설사들에게는 금융권의 신규대출이 소극적이다 보니 자금난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 금융권"PF시장 회복 단정짓기 어렵다"

그러나 현재의 PF시장 훈풍을 추세적 회복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PF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은 최근 서울ㆍ수도권 분양시장에 청약 인파가 몰리면서부터다"며 "현재 은행들은 건설사의 건전성 보다는 '돈 되는 곳', 즉 프로젝트 자체의 성공 가능성을 주요 심사 잣대로 삼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역시 현재 수도권 지역의 주택 미분양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방의 미분양 상황은 지속되고 있어 부동산PF 취급이 확대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은행 PF팀 관계자는 "부동산PF 신규 취급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사업성이 우수하고 사업진행과 관련된 리스크가 사전 통제되어 있는 사업을 위주로 부동산 경기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SK,대림 등 시공능력 10위권 이내 업체는 선별적으로 검토가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중견 건설사들은 자체적인 분양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PF팀 관계자는 "SOC(사회간접자본) 등 안정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부분의 투자를 강화하고 우량 시공사 및 사업 위주로 선별적 투자정책을 당분간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라며 "내년 상반기부터는 부동산시장 회복이 전망됨에 따라 수도권 우량사업 위주로 영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PF팀의 관계자는 "상반기중 은행 건전성 관리 측면에 치중해 왔다"고 전제하면서 "하반기도 동일한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조심스럽게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양성과 시공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할 것"이라며 "신규쪽은 대형사 위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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