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최저가 낙찰방식의 공공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헐값 입찰가를 제시하는 등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어 경영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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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공사가 지난 18일 발주한 '위례지구 복정사거리 입체화시설 건설공사'의 낙찰률은 50.99%에 그쳤다. 이 공사는 서울 강남구 세곡동과 성남 수정구 복정동 일원에 연장 2344m, 왕복 4차로의 지하차도와 터널을 건설하는 것이다.
코오롱건설 컨소시엄이 낙찰받은 이 공사는 예정사업비(예정가)가 1327억원이었으나 676억6100만원에 낙찰됐다.
이날 입찰에서 대림산업 등 다른 건설사들은 예정가 대비 60~61%로 투찰했지만 코오롱건설 컨소시엄은 이보다도 10%포인트나 낮게 써내 낙찰받았다. 이는 역대 턴키공사중 최저 낙찰률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한양이 88고속도로 담양~성산 간 확장공사 4공구에서 예정가(1532억3491만원) 대비 51.97%인 796억4000만원에 낙찰받았고, 5월에는 태영건설이 서울 난지물재생센터 공사를 예정가(620억원) 대비 54.8%인 375억3750만원에 낙찰받았다.
또 같은달 금호산업도 송도국제도시 폐기물 자동집하시설 공사를 예정가(230억원) 대비 53.89%인 124억원에 낙찰받았다.
건설사들의 무조건적인 일감 확보 방침에 따른 이같은 제살깎기 덤핑 수주경쟁에 대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사상 최저인 예정가의 절반가격 낙찰률이 나오면서 최저가 낙찰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예산절감을 위해 최저가낙찰을 유도하고 건설업체는 수익성을 제쳐두고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으로 덤벼들고 있어 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는 적자로 인해 대규모 경영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술력을 우선시하는 입·낙찰제도 정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턴키공사는 원래 가격보다는 설계 능력을 우선시해 왔으나 정부가 예산절감이라는 명목으로 가격경쟁을 유도하다 보니 50%대라는 터무니 없는 낙찰률이 나오고 있다"며 "턴키공사 특성상 설계를 민간업체가 하는 만큼 낙찰률은 최소 90% 안팎은 돼야 어느 정도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