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본격적인 조정 국면이냐 아니면 단기적인 숨고르기냐 등 의견들이 분분한 가운데 물량 부담이라는 또 다른 악재 요인이 도사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달 IPO물량이 지난 1999년 12월 이후 최대규모이고, 하반기 은행 및 일반 기업체들의 유상증자 및 M&A 물건 등의 대거 등장으로 물량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 증시 역시 국경절 이후 보호예수 물량 해제로 인한 조정 가능성이 높아 일반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5일 하나금융지주가 인수·합병(M&A)을 위한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여타 은행들 역시 유상증자와 은행채 발행 등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내년에는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지분 매각이 본격화하고 외환은행도 본격적으로 매각을 추진한다. 하이닉스와 대우건설 역시 매각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고, 은행들은 예금 확충에 주력하면서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또한 10월에 예정된 기업공개(IPO)만 해도 총 1조3000억 규모로 지난 1999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다.
동양생명과 진로 등 굵직한 대형 업체들이 이번 달 중으로 상장될 예정이고, SK C&C,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전력기술, 포스코건설 등 대어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자금 사정이 다소 나아지면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늦춰지다가 하반기 들어서야 매각 작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향후 시장의 물량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중국 시장 역시 국경절 연휴 이후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게 돼 있는 상황이라 해외 여건도 녹녹치 않다.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 “중국의 경우 국경절 이후에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게 된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1.9조위안(360조원)의 물량들이 쏟아지게 되는데 실질적으로 비유통주들의 경우엔 시노펙과 공상은행이 전체 물량의 94%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큰 부담은 안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지난 7월부터 허용된 신규 IPO물량과 증자 물량이 상당히 많아 물량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즉, 최근 IPO물량의 경우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속도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심리적인 부담 요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차스닥 시장의 개설 역시 예상보다 규모가 커서 자금의 쏠림 현상이 발생해 이 역시 악재라는 평가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은“대형 기업공개와 더불어 하나금융의 유상증자(1조원)가 이번 달에 진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주식공급 금액은 2조4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금액은 지난 2007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또한 과거사례를 통해 주식공급 금액이 2조원에 근접했던 시기에는 조정국면이 출현했던 것이 일반적이라며 2004년 7월과 2007년 1월의 경우 기간조정, 2007년 10월과 12월은 가격조정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현재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의 물량 부담은 단기적인 충격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증권사 IPO담당 매니저는“최근 IPO시장에 이상 기류가 발생하고 있다”며“시중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다고는 하지만 물량 부담이 가중되면서 상장 첫날부터 급락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증시 급등의 주요인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유동성 장세의 성격이 강했는데 호주의 금리 인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출구전략의 시행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어 물량 부담은 앞으로 증시의 큰 악재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