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청사진 실현은 ‘정 부회장의 몫’

정의선 부회장은 재벌 2세 가운데 주식부자 1위이다. 조 단위의 주식보유액을 가진 정 부회장은 비슷한 또래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보다도 보유주식가치가 훨씬 많을 뿐만 아니라 재벌 2세 가운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만이 그와 견줄만한 수준이다.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차 보통주 6445주, 우선주 298주와 기아차 690만4500주(1.74%), 글로비스 1195만4460주(31.88%)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보유주식가치(4월 19일 종가기준)는 2조2823억원에 이른다.
최근 자동차 관련주의 지속적인 상승이 정 부회장의 보유주식평가가치를 더욱 높인 셈이다.
정몽구 회장이 고령인 점을 감안할 때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가시권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룹 계열사 전반에 걸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정 회장과 달리 정 부회장은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이 없는 점이 약점이다.
현재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가진 현대차그룹에서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양사의 지분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정 회장의 지분을 상속·증여받는 방법과 정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와 현대엠코(비상장사) 지분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또 하나 정 부회장에 남겨진 과제는 우여곡절끝에 인수한 현대건설의 한 단계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범 현대가의 적통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다른 그룹 계열사와는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건설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현대건설의 청사진이 실현되는 시점은 정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받은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매출 9조2000여억원 규모의 현대건설을 오는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 수주 120조원·매출 55조원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 현대제철, 현대캐피탈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창출 방안 도출은 정 부회장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해 기아차 재건에 성공한 정 부회장이 재계 2위의 현대차그룹 위상을 지금보다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승부수를 던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