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대출금리 인하 부담
고객기반 넓혀 장기적 수익확대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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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행장이 저금리성 예금 유치에 정성을 쏟고 있는 이유는 단기적으로 은행 수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복합적인 금융거래에 따른 수익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단기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우수고객(VIP) 영업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보통예금 고객들을 홀대해 왔다. 하지만 초저금리시대 도래와 서민금융 지원 등으로 대출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저금리성 예금 유치가 필요해졌다. 최근 은행들이 고금리 은행채 발행 등 자금 조달 면에서 부담이 커 대출금리 인하 경쟁을 펼치기에는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따라서 대출금리 할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고 예금금리가 낮은 저금리성 예금 유치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내년부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에 후순위채권 등이 자기자본으로 인정되지 않아 BIS비율 하락을 막기위해서도 저금리성 예금 유치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저금리성 예금 확보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저원가성 예금 확대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저금리성 예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수수료 혜택과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로 하나은행의 올해 저금리성 예금액 증가율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저금리성 예금액은 지난해 말 12조5740억원에서 올해 8월 13조580억원으로 3.85% 증가했다. 시중은행 중 저금리성 예금액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기업은행으로 지난해말 14조5079억원에서 8월말 15조1130억원으로 4.17% 급증했다. 기업은행이 이 같이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송해씨를 내세운 광고가 올해 대박을 일으키면서 고객들이 많이 몰렸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8월말 37조1213억원으로 1.66% 증가했고 우리은행도 53조1782억원으로 0.79% 증가했다. 반면 저금리성 예금 규모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은 8월말 59조28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말 59조6500억원보다 오히려 -0.62% 감소했다.
김 종준 행장은 “건당 거래금액이 적더라도 복합적인 금융거래에 따른 수익은 상당히 안정적인 저금리성 예금 유치를 장기적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취임 초부터 저금리성 예금 유치의 중요성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