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이 심상찮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처음으로 석 달째 동반 감소했고 신용카드를 사용 액수도 금융위기 이후 첫 한자릿수 증가율로 떨어졌다. 대외 불확실성의 증가로 내수와 수출 모두 빨간불이 켜지자 정부는 10일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2차 재정투자 강화대책을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9일 기획재정부의 ‘최근 경제동향’자료를 보면 지난달 주요 백화점 매출은 6.1% 줄어들면서 석달 연속 감소했다. 이는 백화점 매출 관련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5년 이후에 가장 나빴던 2007년 1월(-6.2%)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형마트는 처음으로 5개월째 매출이 감소하면서 3.5% 줄었다. 다만 영업규제가 대부분 풀리면서 8월 감소율은 7월(-8.2%)보다 둔화했다. 내수 부문의 대표적인 지표인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도 지난해 같은달(38조 6000억원)보다 8% 늘어나는데 그쳐 지난 2009년 11월부터 33개월 동안 이어온 두자릿수 증가율 행진을 마감했다. 특히 8월 증가율은 2009년 7월(7.3%)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저치다.
자동차 내수 판매량 역시 24.9%나 줄어든 8만 6072대에 그쳤으며 휘발유 소비량도 2.1% 줄며 두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재와 자본재, 원자재 수입은 석 달째 동반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재 수입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째 줄어들며 8월(1~20일)에는 11.6%나 감소해 두자릿수 감소율로 떨어졌다.
국내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자본재 수입은 8월에 18.2%나 줄며 넉 달 연속 내리막을 탔다. 내수와 수출에 쓰는 원자재는 유가 상승에도 8월에 7.8% 줄며 3개월째 감소했고 그 폭도 커졌다.
JP모건은 이런 수입 급감과 관련해 “수입의 40~50%가 수출을 위한 수입임을 고려하면 당분간 수출 약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경기가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할 때 이달에 집중된 유럽 재정위기 관련 일정에 따른 파장이 적잖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경제가 대외여건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는 2차 재정지원 강화대책을 마련했다. 10일 발표할 대책에는 ‘비전통적 방식’의 2조 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재정투자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