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 원성보다 대통령 말 한마디가 무서운 금융당국

입력 2014-02-0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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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카드사태 초기 대책으로 내놓은 텔레마케터(TM) 영업 제재를 한달만에 조기 해제키로 했다. TM들에게는 반색할 만한 결정이지만 그 과정을 살펴보면 씁쓸함이 남는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주재 국무회의를 열고 “TM 제재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 발언에 앞서 당국이 서둘러 조치를 내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TM들의 원성보다 박 대통령의 한마디가 더 따끔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에 영업금지 조치가 내려진 이후 한달 동안 부당함을 토로했던 관계자들은 허탈함 마저 느끼고 있다. 금융당국은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가’란 1차원적 질문까지 나온다.

당국의 박 대통령 눈치보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감원은 정보 유출 사태 초반 고객정보 유출 방지대책을 1개월 뒤인 이달 초 발표키로 했었다. 그러나 당시 해외 순방중인 박 대통령이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뒤 당국의 행보가 빨라졌다. 각종 대책들을 한데 묶은 ‘종합판’ 이기는 했지만 사태 진화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었다.

결국 당국의 마이동풍(馬耳東風)식 태도는 현오석 부총리의 책임 전가와 신제윤 위원장의 사태 축소 발언으로 정점을 찍었다.

카드 해지·재발급이 조금씩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지점 창구에는 고객들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카드를 변경한 고객들도 어디서 내 정보가 악의적으로 이용될지 몰라 노심초사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고객들의 비난과 당국의 채찍질에 지칠대로 지쳤다.

지금부터라도 당국은 박 대통령의 지적에 따른 ‘사후약방문식(死後藥方文)’ 대처보다 피해자와 관계자, 전문가들의 쓴소리에 귀 기울이는 ‘복차지계(覆車之戒)’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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