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차기 한국은행 총재는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통화신용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한은 총재의 자질로 국제적 감각을 중시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의견도 내놨다.
윤 전 장관은 14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제언’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사명이 많이 바뀌었다”면서“물가를 잡고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보다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윤 전 장관은 또 최근 한은 총재의 조건에 대해 영어를 잘하고 국제적 감각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본말이 전도(本末顚倒)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 윤 전 장관은 “나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며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한다는 측면에서 중립적이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한은은) 항상 정부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Fed) 의장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라며 “미국의 위대함은 중요한 안건이 생길 때마다 대통령 혼자 인사정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중수 현 한은 총재의 임기 만료가 내달 말일로 두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차기 한은 총재 후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