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윤 회장과 템플턴자산운용, 국민연금공단은 휠라코리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지분경쟁을 벌였다.
지난해 9월 30일 템플턴과 특수관계자는 지분율을 11.27%에서 12.31%로 늘려 윤 회장 측 지분(11.54%)을 넘어섰고 지난 1월 8일에는 국민연금공단이 11.64% 지분율로 공식적 최대주주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달 20일에는 템플턴이 주식을 추가 매수해 기존 최대주주이던 국민연금공단 지분(11.64%)을 넘어서면서 윤 회장은 휠라코리아의 3대 주주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회장은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다시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1991년 휠라코리아를 세우고 2007년 휠라의 이탈리아 본사를 인수한 윤 회장의 반격이었다. 이번에 행사된 워런트는 지난 2010년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콜옵션을 행사해 인수한 136만5000주 중 25만주 규모다. 행사 가격은 2만원으로, 워런트 행사 당일인 28일 휠라코리아 종가가 8만6500원인 점을 고려한다면 평가차익만 해도 166억원에 이른다.
이뿐만 아니다. 윤 회장에게 현재 남아있는 워런트는 111만5000주에 이른다. 휠라코리아의 총 발행 주식주는 1023만8014주로, 윤 회장이 워런트를 모두 행사한다고 가정한다면 윤 회장의 보유주식만으로도 지분율은 22%가 넘으며 특별관계자 지분까지 포함하면 25%를 상회한다. 더욱이 시세 차익만 해도 7500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이번 워런트 행사로 보유 주식이 25만주 늘어나 72만7928주가 됐다. 현재 윤 회장 및 특수관계인 등 윤 회장 측 우호지분은 14.13%(144만6354주)다.
지분경쟁이 벌어지는 동안 휠라코리아의 주가는 고공행진했다. 지난해 초 6만3400원이던 8만7900원(5일 종가 기준)까지 증가해 38%나 뛰었다.
윤 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로 잘 알려져 있다.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시작해 해외 브랜드의 국내 법인을 맡고 글로벌 브랜드의 본사 인수까지 해냈다. 대중적으로 ‘휠라코리아=윤윤수’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이유다.
미국 법인의 성장세도 긍정적이다. 휠라의 미국달러 기준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 급증했고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17%포인트 증가하면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내 실적 부진이 휠라코리아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4분기 휠라코리아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2088억원, 영업이익은 242억원을 기록해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