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한 것은 대(對) 동남아, 중국, 미국의 경상흑자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대 유럽은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고 대 중동도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시현했다. 대 일본 경상수지도 적자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13년 우리나라의 지역별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전년의 508억4000만달러에서 798억8000만달러로 증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우선 대 동남아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647억5000만달러에서 745억1000만달러로 확대, 1998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의 수출이 증가하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해외생산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동남아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경상흑자 상대국인 중국도 555억8000만달러를 기록, 전년(415억3000만달러)에 비해 큰폭으로 늘었다. 역시나 사상 최대다. 반도체, 화공품, 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해 상품수지 흑자가 확대되고 중국 관광객이 한류 영향으로 입국이 늘면서 여행수지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또 대 미국과의 교역이 크게 개선된 것이 눈에 띈다. 대 미국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전년의 190억8000만달러에서 347억1000만달러로 증가해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정보통신기기,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해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크게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경상수지 개선폭을 보면 미국이 전년보다 156억3000만달러가 늘어 여타 지역 중에 가장 큰폭으로 상승했다.
대 중남미 경상수지의 흑자규모는 전년의 175억5000만달러에서 153억6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자동차 등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서비스수지의 흑자도 감소했다.
이와 달리 대 유럽 경상수지는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 유럽 경상수지가 전년의 16억3000만달러 흑자에서 25억7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서비스수지는 개선됐으나 기계류·정밀기기, 승용차 등의 수입이 증가해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축소된 것이 그 배경이다.
대 중동 경상수지도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시현했다. 대 중동 경상적자 규모는 전년의 811억2000만달러에서 895억3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중동 국가의 주력상품인 유가가 하락하면서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했던 철강제품, 기계류·정밀기기를 들여올 수요와 여력이 줄어든 따른 것이다.
대 일본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전년의 194억1000만달러에서 230억달러로 늘었다. 엔저로 우리나라로 관광 오는 일본인들의 수가 줄면서 서비스수지 흑자규모가 축소된 것이 주요인이다.
우리나라의 지역별 금융계정을 보면 유출초를 보인 곳은 미국(59억달러), 중국(60억달러), 유럽(98억달러), 동남아(49억7000만달러), 중남미(41억9000만달러) 등이다. 유입초를 보인 지역은 일본(22억7000만달러), 중동(10억달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