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90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으면서 1100원대로 안착하는 데 실패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6원 하락한 1093.9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이날 1.5원 오른 달러당 1102.0원에 출발했으나 1시간도 안 돼 내림세로 전환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등락했다. 장 시작 전 일본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오자 엔·달러 환율은 2007년 10월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17엔을 넘어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소비세 인상을 연기할 것이란 기대가 확산된 것이 배경이다. 장 초반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상승에 동조해 달러당 최고1104.5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엔화 환율에 미리 반영돼 있었던 일본의 ‘3분기 GDP 부진’이라는 재료가 현실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15엔대로 밀려났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반락, 1090원 초중반대에서 움직였다.
결국 1100원대에 안착하지 못한 것이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14일 1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으로 달러당 1100원대를 돌파한 바 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엔·달러와 원·달러 환율이 다음달 중순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조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4시 12분 2.69원 상승한 100엔당 945.54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