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 5일 雨順風調(우순풍조) 기후가 순조로워 천하가 태평하다

입력 2015-06-0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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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기상이변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진과 화산 폭발 등 자연재해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자연을 파괴한 벌을 받는 것일까.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하나뿐인 지구’를 잘 살려 천년만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1년 내내 비가 제때 내리고 바람이 고르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순풍조(雨順風調)는 원래 기후가 순조롭다는 말이지만, 천하가 태평스럽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조선왕조실록 태종 10년(1410) 12월 26일에 이런 기록이 있다. “임금이 친히 제릉(齊陵)에 제사하고, 거가(車駕)가 성문에 이르니, 소경 여자[盲女]가 길에서 얻어먹고 있었다. 임금이 측연하게 여기어 쌀과 콩을 주게 하고, 환궁하여 탄식하기를 ‘중외(中外)에 이와 같은 독질(篤疾)로 굶주리고 추위에 떨며 살 곳을 얻지 못하는 자가 많을 것이니 우순풍조(雨順風調)를 어떻게 이룰 수 있겠는가?’ 하고, 유후사(留後司)에 명해 환과고독(鰥寡孤獨) 169인을 연복사(演福寺)에 모아 쌀·콩 1석씩을 주었다.”

여기 나오는 제릉은 태조 이성계의 비 신의왕후 한씨의 능을 말한다. 중외는 나라 안팎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환과고독은 홀아비, 과부, 어리고 부모 없는 사람, 늙고 자식이 없는 사람 등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을 말한다.

태종은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을 잘 다스린 임금이었다. 임종할 때 날이 몹시 가문 것을 걱정해 “내 마땅히 옥황상제님께 빌어 한바탕 비가 오게 해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풀리라”고 하였다. 그 후 태종이 죽자마자 한바탕 비가 내렸고, 음력 5월 10일 태종의 기일이 되면 비가 내려 ‘태종우’(太宗雨)라 부르게 됐다. 농촌에서는 태종우가 오면 그해에 풍년이 든다고 했다.

마침 오늘 전국에 비가 내렸다. 올해 음력 5월 10일은 6월 25일인데 과연 그날 비가 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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