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동시에 정치권력 변동기와 체제 강화 시기에 잇따라 최고권력자의 측근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전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조선중앙통신이 30일 "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전날 오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사망에 대해 외교가와 대북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갑작스런 그의 사망소식에 단순 교통사고와 권력 암투에 의한 타살이라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먼저 단순 교통사고는 북한 고위층의 비밀스러운 파티문화 탓으로 전해진다. 대북 전문가들은 탈북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운전기사를 제외하고 직접 운전해 늦은밤 파티를 다녀오는 일이 잦다"며 "음주운전으로 인한 고위층의 대형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북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대표적 인사는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다. 김 전 비서는 69세이던 2003년 6월 16일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다가 같은 해 10월 사망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강원도당 책임비서였던 리철봉도 2009년 12월 25일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는 정무원 사회안전부 부장에 이어 도시경영부 부장, 내각 철도성 정치국장을 거친 후 2006년
10월 강원도 당위원회 책임비서에 올랐던 사람이다.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2010년 6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자유아시아방송은 "80세 고령의 핵심 인사가 밤늦게 혼자 운전을 하다가 한산한 평양 밤 거리에서 자동차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2010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어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에 오른 시기였다. 리제강은 김정은 후계구도를 직접 짜냈던 최측근으로 알려졌었다. 자연스레 김정은 체제의 핵심인물로 거론되기도 했다. 반대로 아버지 김정일과 관계가 더 깊었던 장성택은 리제강과 대립구도를 만들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북한내 추모 분위기를 고려할 때 교통사고는 위장이 아닌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