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영의 경제 바로보기] 1인당 국민소득으로 본 한국경제

입력 2016-09-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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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제연구소 소장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공식통계 기준으로 가장 오래된 것이 1953년 67달러였다. 1960년대 이후 빠르게 증가해 1977년 1000달러를, 1994년 1만 달러를 넘었다. 그리고 2006년 2만 달러를 넘어 2015년 2만743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세계 30위 수준이며, 인구 5000만을 넘는 나라 중에서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7위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이 이루어온 경제 성과는 대단하다. 수많은 노동자와 기업인, 과학자, 경제전문가, 정책 당국자 등의 희생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국민계정 통계의 하나인 명목국민총소득(GNI)을 총인구로 나누고, 국제 비교를 위하여 미 달러화로 환산한다. 국민총소득은 많이 사용하는 국내총생산(GDP)에 우리 국민들이 임금과 이자배당 등을 통해 외국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더하고, 외국인이 한국에서 벌어간 소득을 빼서 산출한다. 구성 항목은 노동자의 몫인 피용자보수, 기업의 몫인 영업잉여, 생산과 수입물품에 대한 세금, 자본의 감가상각분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데는 유용한 지표다. 하나 국민 개개인의 현실적인 삶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 첫째, 국민총소득의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의 몫이 과다하게 크거나 정부가 세금을 많이 걷으면서 복지 등으로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적으면 개개인이 실제 사용할 소득은 적어진다.

둘째는 개인 간 소득 불균형이다. 소수 사람의 소득이 과다하게 크면, 나머지는 소득이 적을 수밖에 없어 국민 전체 생활의 질은 떨어진다. 셋째는 지하경제와 같이 국민소득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제활동이 많으면 통계지표와 실제 생활은 괴리가 크다. 주택임대와 같이 과세되지 않은 경제활동이나, 마약·매춘 등 불법거래 등과 관련된 사람은 공식적인 소득보다 실제소득이 많다.

넷째는 국민계정 통계가 갖는 근본적 문제로서 누군가 경제활동을 통해 환경을 파괴하고 나중에 이를 복구하면 양쪽의 경제활동이 모두 국민소득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4대강 사업은 건설 시 국민소득에 잡혔고, 나중에 이를 해체한다면 또 국민소득에 잡힌다. 이런 경제활동이 많아지면 국민소득과 생활의 질은 더욱 괴리된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지금까지 순탄히 증가해온 것만은 아니다. 단군 이래 최대 경제위기였다는 IMF사태로 1997년, 1998년 1인당 국민소득이 대폭 감소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과 2009년에도 국민소득이 감소했다.

앞으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어떻게 될까? 참고로 일본은 1995년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를 넘었지만 이후 정체를 보여 2013년에도 3만9982달러다. 20년간 정체 상태에 있는 거다. 한국은 20년 간격을 두고 일본의 뒤를 쫓는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도 현재 수준이 최고이고, 앞으로 기복을 보이면서 장기 정체 상태로 들어갈지 모른다.

1인당 국민소득은 경제성장률, 인구수, 환율에 의해 결정된다. 최근 경제성장률은 금리인하, 계속되는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확대, 과도한 부동산 경기부양 등에도 겨우 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구는 0.3~0.4%씩 늘고 있다. 환율은 아주 많은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조금씩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가격 등을 포함한 한국의 전반적인 물가상승률이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쉽게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삶의 질을 바로 결정하지는 않지만 1인당 소득이 정체되면 국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기 어렵고 분배를 둘러싼 계층 간 갈등은 더 커질 것이다. 여기에다 젊은이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잘살았던 시기가 될 수 있어 희망을 이야기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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