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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저축은행들이 저축은행을 찾는 저신용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빠른 속도로 대출을 늘리고 있다.
7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빅4’ 저축은행(SBIㆍOKㆍHKㆍ웰컴)의 자영업 대출은 1조5763억 원(지난해 9월 말)으로 9개월 사이 27.7% 증가했다. 반면 79개사 전체 저축은행의 증가율은 13.3%를 보였다. 대형 저축은행의 자영업 대출이 2배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곳은 SBI저축은행이다.
SBI저축은행은 2463억 원(2015년 말)에서 4753억 원(지난해 9월 말)으로 9개월 사이 자영업자 대출을 93% 늘렸다. 전체 증가율보다 7배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은 22.2%, HK저축은행 4.8%, 웰컴저축은행은 10.5% 증가율을 보였다. 업계 1, 2위인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전체 평균 증가율을 웃돌며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급증이 위험한 것은 내수 위축으로 이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진 데다 은행 대출에서 탈락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신용이 아닌 담보 대출도 위험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은 별도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를 받지 않는 만큼 LTV 70% 규제를 초과하는 비중(67.2%)이 가계(20.9%)보다 3배 이상 높다. LTV 70%를 초과하는 대출은 집값 하락과 함께 부실해질 수 있는 고위험 대출로 분류된다. 부동산 경기가 냉각할 시 저축은행이 부실화될 위험이 높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강화한 만큼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2분기부터 ‘고정이하 여신’ 분류가 현 4개월 이상 연체에서 3개월 이상 연체로 강화된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건전선 기준 강화에 따라 너무 대출을 줄이면 자영업자들이 사금융으로 전락할 우려는 있지만 은행에서 탈락한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