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어닝 시즌의 첫 테이프를 끊은 LG디스플레이는 창사 이래 2분기 연속 사상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매출액은 4조360억원을 기록해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4조3220억원 대비 7% 감소했다. 하지만 전년동기대비 해서는 4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881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 증가해 2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LG디스플레이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달리, 주가는 '어닝 쇼크'를 달렸다.
이날 LG디스플레이의 주가(종가 기준)는 실적발표 당일 1.49% 떨어져 곤두박질치더니 4일 연속 미끄럼을 탔다. 심지어 지난 11일과 15일에는 4% 이상의 쓴 급락장도 경험했어야 했다.
또한 전일 깜짝 실적을 발표한 LG전자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라는 찬사에 걸맞지 않는 주가 반응을 보였다.
왜 이렇게 최근 기업 실적과 주가가 거꾸로 가고 있는 모습을 보일까?
그 이유는 무엇보다 이미 실적이 주가에 선반영 된 측면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은 "이는 시장 반응의 원칙 중 주가의 선행성이 시장에 주는 시사점"이라고 설명했다.
즉,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좋게 나온 것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사실이고, 주가의 반응은 향후 기대감을 반영하는 차이에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 연구원은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는 1분기 기업실적이 지수 조정 시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상승 탄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에는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그는 "현지수대에서는 시장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추가 상승 시 마다 일정부분의 현금비중을 확보하는 전략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양호한 1분기 실적과 금융시장의 위기감 완화로 인해 지수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이를 감안한다면 지수 중심의 대응보다는 업종별, 종목별 대응에 더욱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 대응으로 소 연구원은 크게 IT, 자동차업종의 비중의 점진적 확대와 조선, 철강, 기계업종의 단계별 비중 축소를 제안했다.
우리투자증권 권양일 연구원 역시 "최근 국내기업의 경우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오히려 주가는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는 이들 기업에 대한 실적개선을 시장이 이미 예측함에 따라 주가에 선반영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권 연구원은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번주 발표 예정된 금융주들을 보면 시장의 우려가 이미 선반영 됐을 가능성이 높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그는 "이번주 실적발표를 하는 IBM, 이베이, 구글, 노키아 등 미국 IT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이들 기업의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타날 경우 전 고점 부근에서 조정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 IT섹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이번 조정을 IT섹터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