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 지수는 환율에 발목 잡혀 이틀 연속 하락하며 1450선대로 밀려났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지난 주말 미국 정부의 7000억 달러 구제금융법안이 미국 상하 양원과 행정부의 합의 도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으로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장중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하는 등 환율 급등 부담으로 하락 반전했다. 이는 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거기다 외국인 선물 매도세가 더해졌고 투신권의 매도세가 대규모 출회된 영향이 컸다.
기관들의 순매도 금액은 지난 2004년 3월 3일 8214억원 매도한 이후 가장 큰 금액인 7638억원을 내다 팔았고 특히 투신권에서는 이날 5874억원 순매도해 사상 8번째로 많은 금액을 팔았다.
이는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으로 미국 금융 위기를 극복하기는 힘들 거라는 시장의 보수적인 평가 때문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무리 양보해서 생각해봐도 이 같은 환율급등세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미국 정부에서 7000억 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 풀면 달러는 약세로 돌아갈 것이며, 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도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것 또한 달러 약세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이 같은 달러 강세는 분명 과도한 측면이 있고, 또 투기적 세력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달러 강세 거품은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보이며, 증시는 극단적인 바닥을 통과했다고 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분할매수 관점에서 접근해도 큰 무리는 없다는 판단이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급등은 심리적 불안감과 투기세력에 의해 움직인 영향이 크며, 따라서 조만간 달러는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팀장은 "당분간 증시는 외환변동성과 10월 실적 시즌으로 인해 등락은 반복될 수 있지만, 증시는 극단적인 바닥권을 통과했다고 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분할매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이 현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며 모기지 시장의 경색 완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환율에 발목 잡힌 증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분간 미국 쪽을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며 환율이나 미국의 실물경제 부진 등 안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 불안감은 여전히 상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