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시장 안팎에서 꾸준하게 제기됐던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적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 불안이 재차 확대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6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전장대비 60포인트 이상 급락한 1350선으로 밀려나며 연저점을 경신중이고 달러-원 환율 역시 40원 이상 급등한 1200원 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지난주말(3일 현지시각) 구제금융안 통과 소식해도 미국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개장과 동시에 1400선이 붕괴되며 전 거래일보다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채 거래를 시작, 오전 11시 13분 현재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 속 낙폭을 키우며 전날보다 65.50포인트(4.61%) 떨어진 1354.15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은 미 구제금융안 통과 호재에도 4영업일 연속 '팔자'에 나서며 매도 스탠스를 좀처럼 풀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관 역시 신용위험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는 인식 속 국내 금융시장 불안감을 쉽사리 떨쳐내지 못하며 동반 순매도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또한 연일 폭등세를 기록하는 모습이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미 구제금융 하원 통과 이후 불확실성 해소가 가시화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으로 전거래일인 2일보다 4.9원 상승한 1228.80원으로 장을 시작했지만 국내 금융시장 불안 심리 확대와 더불어 역내외 매수세 유입 속 환율이 급등하며 장중 한때 1270.9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용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번 조치로 우리나라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짙게 드리워져 있는 금융불안의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은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이는 미국의 금융조치가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은 완화시킬 수 있겠지만 점차 실물 부문으로 옮겨간 위험까지 제거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과 미국 이외의 지역은 이제서야 손실규모가 구체화 되고 있고 미국의 금융위기가 진전될수록 달러 유동성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 이로 인해 보다 확대된 형태로 신용위험이 전염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이 그동안 미국 주식시장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인 강세를 보여왔지만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본격적인 전이가 시작됐다는 각종 지표들이 속속 발표됨에 따라 주가 역시 급락세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곽 연구원은 "서울환시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를 훌쩍 넘기며 미국발 금융위기에 더해 내부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고 주식 시장도 원화약세 기조 정착에 따라 수출입관련주 모두 투자자들의 외면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포트폴리오의 상대적 강세를 고려했을 시 내수관련주에 관심이 필요하나 내수관련주가 시장을 견인하기에 이날 주식 시황을 봤을 때 역시 힘에 부쳐 보인다"고 지적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환율 변동 및 기업 실적 악화 등 증시 주변 여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당분간 변동성 높은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주 역시 관망하는 스텐스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의 매도확대에 따른 외환, 채권, 주식시장의 변동성 및 하락 폭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현금보유에 치중하는 전략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