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이재명 檢소환에 "野대표 악마화"
野, 김건희 특검 추진 맞불 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https://img.etoday.co.kr/pto_db/2023/01/20230117161317_1842624_1200_722.jpg)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출석을 통보하자 민주당은 ‘야당 대표 망신 주기를 넘어 악마화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라고 반발했다. 설날 민심을 염두에 둔 ‘정치 검찰’의 공세라는 성토도 쏟아졌다. 다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국내 송환으로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자 당내에선 긴장감도 맴돈다.
이재명 대표는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곧 설 명절이 시작된다. 하지만 혹독한 민생 한파 때문에 국민들의 고통이 참으로 크다”며 “그러나 국민의 삶을 지키는 일에 여야가 초당적으로 힘을 모으자는 이러한 제안(긴급 민생프로젝트)에도 이 정권은 오로지 야당 탄압으로 맞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불러 조사한 검찰이 이번엔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을 들어 일주일도 안 돼 또 소환 통보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 이 대표 측에 이달 27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 대표는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숙고에 들어갔다. 그는 이날 의총을 마친 뒤 ‘검찰 출석 여부를 정했느냐’, ‘검찰에서 이틀간 출석을 요구했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앞서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정 토론회’를 마친 뒤에도 침묵했다. 검찰의 의도적인 망신주기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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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민심을 염두에 둔 ‘정치 검찰’의 공세라는 게 민주당의 시선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설 밥상에 윤석열 정권의 치부와 실정이 올라올까 전전긍긍하며 야당 대표 망신 주기를 넘어 악마화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나경원 해임 파동 등 윤 대통령의 노골적 당권 장악 시도에 여론이 나빠지고 지지율이 하락하자 부랴부랴 물타기용 정치 수사쇼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상보다 빠른 검찰 수사 속도에 민주당도 술렁였다. 이 대표는 첫 조사 이후 ‘30조 원 긴급 민생 프로젝트’, 당내 ‘기본사회위원회’ 등을 띄우며 민생 행보로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 소환 통보가 이어지면서 민주당이 띄운 ‘민생 의제’들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의 검찰 수사와 당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배경이다.
민주당은 야당 탄압에 맞서는 ‘단일대오’를 호소하고 나섰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분열하는 정당은 떨어지고 똘똘 뭉치는 정당은 이겨낸다”며 “함께 싸우자. 이러다 다 죽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를 진짜 동네 뭐 부르듯이 부르고 있다”며 “이럴수록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무도한 정권과 검찰에 맞서 싸워나가기를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호소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 카드로 역공에 나설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검찰이 김 여사 방탄과 야당 공격에만 열중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을 추진하고 무너진 공권력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 특검 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당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건희를 수사하라’ ‘이상민을 파면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은 오전에도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해 검찰의 이 대표에 대한 연이은 수사를 규탄하는 한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