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내년 '국제협력은행'의 역할을 본격화해 공급망 재편 대응과 수출시장 다변화 과제를 수행하겠다고 31일 말했다.
이날 윤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정책금융 성과를 선보이는 한 해를 열어가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25년 대외환경이 말 그대로 시계 제로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윤 행장은 "당장 미국이 핵심 수출시장이자 투자처인 우리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업계는 커다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최근 금융·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환율은 급등하고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행장은 내년 역량을 집중할 세 가지 과제로 △수출 위기 돌파구 마련 △국제협력은행 지향 △조직 내부 혁신 본격화를 꼽았다.
수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수은의 정책금융 역량을 결집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윤 행장은 "체계를 통해 수출 현장에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수시 점검하고, 새로운 무역·산업 정책이 발표되는 즉시 수출과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신속한 맞춤형 금융 프로그램 시행으로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설명했다.
국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행장은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입지를 더욱 강고히 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수출시장을 중남미·동유럽·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지로 다변화해 특정 시장 쏠림을 줄이고, 회복 탄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기업의 입지가 약한 신시장에 진출하려면 가격과 품질 경쟁력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며 "수은의 금융지원이 현지 경제·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경제협력 모델을 통해 단순 수요처 확대를 넘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행장은 "개발금융 신상품을 활용해 국익을 확대하는 성공적인 지원사례를 창출해야 한다"며 "수출금융부터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아우르는 K-파이낸스(Finance) 패키지로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을 선보이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