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ㆍ노래 등 콘텐츠 다양
소형 가정용 로봇 출시 예정
“몸과 마음 건강해지니 행복
…정부가 나서 도입했으면”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1시께 찾은 경기 성남시 태평1동 복지회관. 센터 최고령인 김미자(76) 씨가 구매 물품을 기억한 뒤 장을 보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첫 게임에 나온 구매 리스트는 식혜 1잔과 부추 1봉지, 죽, 복숭아, 어묵, 은갈치 등 여러 다른 물품을 카트에 넣었다 빼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던 김 씨는 몇 분이 지나서야 만족한 듯 금액을 지불한다.
김 씨는 “물건을 사러 막상 시장에 가도 까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렇게 연습하면 기억력이 좋아져 원하는 물건을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복지회관에선 보미1 로봇을 활용한 인지훈련 교실이 진행됐다. 인지훈련은 두뇌 향상 콘텐츠를 이용해 뇌 기능 활성화와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는 교육 시스템이다. 보미1은 △건강관리 △내몸튼튼 △두뇌튼튼 △놀이시간 △음악교실 등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두뇌의 다양한 영역에 자극을 전달하고 즐거움, 자신감, 성취감 및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시니어들의 애창곡인 ‘백세인생’도 울려 퍼졌다. 단순히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 가위, 바위, 보를 내야 하는 동작이 추가되면서 일부 어르신들이 애를 먹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이내 박자에 맞춰 노래를 흥겹게 즐기며 분위기가 더욱 밝아졌다.
로보케어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반려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국의 치매안심센터, 복지관, 병원 등 300대 이상의 로봇을 공급하며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가정에서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간소화한 반려 로봇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개인형 생활 반려 및 질환 예방 돌봄 로봇인 ‘케미 프렌즈(Care Robot-mini Friends)’를 처음 선보인 로보케어는 이르면 하반기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반려 로봇은 고령층 혈압과 맥박 등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훈련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개발됐다. 특히 치매 예방이나 우울증 완화와 같은 전문적인 서비스를 수행하며 고령화 사회에서 실버 케어 핵심 역할을 맡아 일상 속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복약 알림과 대화 등 일상적인 편리함도 제공한다.
충북 단양군이 반려 로봇을 받은 독거노인 110명을 대상으로 한국형노인우울척도(K-GDS) 검사를 시행한 결과 노인들의 우울증 지수는 평균 3.9점으로, 반려 로봇 보급 이전 우울증 지수(평균 7.3점)보다 3.4점 낮아졌다. 반려 로봇을 사용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노인들의 우울증 정도가 경우울증에서 정상 범위로 호전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반려 로봇을 76대 보급한 데 이어 올해도 100대가량 추가로 보급해 독거노인들의 건강과 안전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문전일 로보케어 대표이사는 “반려 로봇이 고령층의 일상을 돕고 정서적 지원과 사회적 참여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건강한 삶, 안전한 삶, 그리고 삶의 질을 높여나가고 돌봄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