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한국 등도 사용 의무화
정유사 미래 먹거리로…수출길 활짝
국내 정유업계가 글로벌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 SAF는 일반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최대 80% 줄일 수 있어 항공업계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연료로 꼽힌다.
5일 SK에너지는 폐식용유와 동물성 지방 등 바이오 원료로 만든 SAF를 유럽에 수출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유사 최초다.
유럽연합(EU)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올해 1월부터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배합하도록 의무화했다. 유럽 시장을 선점한 SK에너지는 상반기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앞서 SK에너지는 지난해 9월 코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의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코프로세싱은 기존 공정에 석유 원료와 바이오 원료를 함께 넣어 석유제품과 저탄소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SK에너지의 저탄소제품 생산 규모는 연간 10만 톤(t) 수준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환경과학기술원 연구개발(R&D) 및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울산CLX) 엔지니어링 역량을 토대로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고 상업생산 라인을 가동한 것이 수출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춰 SAF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글로벌 SAF 수요는 2022년 24만 톤(t)에서 2030년 1835만 톤으로 약 70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에서도 SAF 사용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U는 SAF 혼합 비율을 2050년 70%까지 의무화할 계획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모든 항공유를 SAF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도 2027년부터 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SAF를 1% 혼합 급유화하도록 의무화한다.
국내 정유업계도 고성장이 기대되는 SAF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정유사들이 기존 석유정제 공정에 친환경 원료를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도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어 본격 시행됐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6월 일본 마루베니를 통해 국내 최초로 SAF를 수출했다. 이 SAF는 일본 ANA항공에서 사용하게 된다.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인증을 받은 SAF를 일본에 수출했다. 핀란드 네스테의 100% SAF와 일반 항공유를 혼합한 ‘코르시아 SAF’는 이토추상사를 통해 일본 나리타공항에 공급된다. 에쓰오일은 인천공항과 도쿄 하네다공항을 오가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매주 1회 SAF를 급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