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發 ‘HBM4 시대’ 성큼…차세대 D램 경쟁 가열

입력 2025-01-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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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1-20 17:42)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패권 싸움' 바빠진 D램 제조사
엔비디아 루빈 올 하반기 나올 듯
HBM4 제품 출시 로드맵 빨라져
SK하이닉스, 대만 TSMC와 협력
마이크론, 대만 공장서 양산 계획
사활 건 삼성전자, 제품 개발 매진

▲엔비디아 플래그십 제품 스펙 (이투데이DB)
▲엔비디아 플래그십 제품 스펙 (이투데이DB)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만드는 D램 제조사들이 바빠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가속기 제조사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출시 일정이 앞당겨지면서다. 지금까지는 HBM3E(5세대 HBM)가 대세였으나, 내년부터는 HBM4(6세대)가 주류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세대 다음인 6세대는 새롭게 승부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제조사들 모두 개발과 양산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D램 3사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은 HBM4 개발 및 양산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HBM이 AI 시대에 중요한 반도체인 만큼 차세대 제품 개발과 납품이 이들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HBM 시장의 큰 수요처는 엔비디아다. GPU 칩셋에 여러 개의 HBM을 탑재하며 용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B100, GB200, B300 등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메모리가 HBM3E다.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내년부터는 블랙웰 후속작인 ‘루빈’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인다. 루빈 기반의 GPU에는 HBM 12개씩 들어간다. 용량을 늘리기 위해 단수가 높은 HBM이나 다음 단계의 HBM을 사용한다. 루빈에 대한 자세한 사양은 아직 공개된 바 없지만, HBM3E가 아닌 HBM4가 탑재될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의 루빈 출시 일정은 당초 2026년이었으나, 6개월 앞당겨진 올해 3분기 정도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HBM4 납품 업체들의 제품 출시 로드맵도 빨라지게 됐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는 상대편(엔비디아)이 (HBM 다음 세대를) 빨리 개발해달라고 했다”며 “최근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를 조금 넘어섰다”고 말한 바 있다. 엔비디아 측에서 HBM4 개발을 재촉하는 상황으로 예측된다.

HBM3E를 엔비디아에 거의 독점 공급해온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HBM4에서도 승기를 잡아야 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HBM3E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베이스다이를 만들었으나, HBM4부터는 로직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이다. 초미세 공정으로 제품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고,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와도 협력한다. TSMC는 관련 기술의 특허권을 갖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내년 HBM4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대만 타이중 A3 공장에서 HBM을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공정 기술을 더 끌어올리고 6세대로 넘어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HBM4에는 TSMC의 3나노미터(㎚) 공정 활용한 베이스다이를 채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HBM4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HBM4는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커스텀(맞춤형)은 고객요구사항 맞추는 게 중요하고, (패키징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파트너선정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5'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이 SK 전시 부스에 마련된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5'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이 SK 전시 부스에 마련된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삼성전자는 HBM3E 퀄 테스트(품질 테스트)에 통과에 어려움을 겪으며 HBM 경쟁에서 한 발 밀려난 만큼, HBM4에는 사활을 걸어야하는 상황이다.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절치부심의 기회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에 매진하며 양산을 준비할 것으로 점쳐지는 배경이다.

이동주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최근 HBM4 대응을 위한 1c 수율 개선과 양산 체제 구축을 위한 P4 신규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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