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반도체법, 일단 처리할 수도…‘주52시간 제외’는 추가 논의”

입력 2025-02-0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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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어떻게?'를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디베이트 3에서 토론회 개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어떻게?'를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디베이트 3에서 토론회 개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도체 연구개발(R&D)직의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논의의 범위를 △한시적 적용 △총 근로시간 유지 △일정 연봉 이상 고소득자 한정 등으로 좁혔다.

또 ‘주 52시간제 제외’ 조항을 뺀 반도체 특별법을 일단 통과시키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어떻게?’란 주제로 정책 디베이트(토론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법안 논의의 ‘대전제’를 명확히 해야 함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 대표가 내건 조건은 △1억5000만원 혹은 월 1000만원 이상 수준의 급여를 받는 고도의 전문적 연구자 한정 △근로자의 동의 필요 △총 근로시간 현행 체제로 유지 △한시적 적용 후 필요 시 연장 등이다.

현재 여야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반도체 특별법’(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별법에는 보조금 등 재정 지원, 특별회계 신설, 반도체 지원기구 구성 등과 같은 내용이 담겼다. 여야는 대부분 조항에 공감대를 이뤘지만, 여당 안에 포함된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곤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토론회를 열어 노동계·경영계 양측 입장을 들어본 뒤 내부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상태다.

이날 토론회에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찬성(경영계) 측은 현행 선택적·재량 근로제 준수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태정 삼성글로벌리서치 상무는 “주 52시간제의 경우 월말로 갈수록 근로시간이 부족해져 출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만약 리더급이 출근하지 못하면 (프로젝트) 진행 방향에 대한 결정조차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3개월 단위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대해선 “‘11시간 연속 휴식’ 준수가 어려워 활용하기가 어렵다. 갑작스러운 오류 발생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고, ‘재량 근로제’에 대해선 “현행법이 업무 수행 수단 및 시간 배분의 구체적 지시를 금지하고 있어서 준수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경영계에선 ‘총 근로시간을 늘리자는 것이냐’는 이 대표의 질문에 “늘릴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는데 그건 회사나 개인한테 맡겨야 한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러자 반대(노동계) 측에서 즉각 반발이 나왔다. 권오성 연세대 법학교수는 “‘한 달 열심히 일하고 몰아서 쉰다’와 같은 선택권을 근로자에 준다면 이를 필요로 하는 이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게 ‘사용자’의 옵션이 된다면 가혹한 인사관리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노동계에선 ‘주 52시간제’ 적용을 제외할 경우, 당사자인 근로자의 ‘추가 노동’에 대한 동의 여부가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근로자 의사 왜곡’ 가능성에 대해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노동계에선 근로자들이 동의하지 않는데 (사용자 측에서 추가 노동을) 강압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듯하다”며 “근로자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는 장치, 예를 들면 노동자 집단이 반드시 무기명 비밀투표를 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또 “노동계가 참여하는 제3의 심의위원회를 만들어서 동의 여부를 검증하는 방식도 있고, 사후적 방법으론 의사 왜곡이 일어났을 경우 회사 측에 엄청난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노동·경영계 양측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논의가 길어질 경우 ‘주 52시간 제외’ 조항은 일단 배제시킨 채 반도체 특별법을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가 합의될 때까지 반도체 특별법 안의 (합의된) 다른 내용들도 처리를 대기할 필요가 있겠냐”며 “분리해서 반도체 지원법은 처리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내부 논의를 추가로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해관계가 충돌할 땐 합의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합의를 최대한 해보되 좁혀지지 않는 간극에 대해선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욕 먹을 건 욕 먹고 책임질 건 책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간 내 (내부)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요구 측에는 김태정 삼성글로벌리서치 상무,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 김재범 SK하이닉스 R&D 담당,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반도체융합공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반대측에서는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위원장, 정광현 SK하이닉스 이천노조 부위원장, 김영문 화섬식품노조 SK하이닉스기술사무직지회 수석부지회장, 권오성 연세대학교 법학교수가 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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