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오픈AI 등 빅테크 기업 진출
유전자 가위‧AI가 연구의 ‘Key’
전 세계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며 노화를 지연시키거나 젊음을 되찾는 ‘안티에이징(항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병을 치료하는 데 초점을 맞췄던 치료제가 이제 노화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 노화에 질병 코드를 부여하기도 했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자금과 기술력을 앞세워 항노화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과학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노화를 막을 길은 아직 없다. 물론 노화를 막기 위한 노력은 있었다.
화장품, 미용의료기기, 필러‧톡신 등 여러 방면에서 노화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는 계속됐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없었다. 그 사이 과학이 발전하며 직접적으로 노화를 억제하는 성과가 나왔다.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로 실마리를 찾았고,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 기술과 딥러닝이 발전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항노화 산업의 가능성이 보이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개발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2013년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회사 칼리코를 설립해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빅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연구하고 있다. 특히 2014년부터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와 협력해 노화를 방지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브비는 칼리코 설립 이듬해인 2014년 15억 달러(당시 1조5000억 원) 규모의 공동연구 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알토스 랩은 설립 초기 총 30억 달러(약 4조3000억 원)를 투자받았다. 이 기업은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세포 재프로그래밍 기술로 노화 연구를 하고 있다. 사람의 체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주입해 베아줄기 세포 특성을 가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챗GPT 개발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노화 세포 제거 기술을 개발 중인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에 1억8000만 달러(약 2600억 원)를 투자한 바 있다. 이 기업은 인간 피부 세포를 젊은 줄기세포로 전환할 수 있는 단백질인 ‘야마나카 인자’를 연구해 왔다. 양사는 단백질 설계에 사용할 수 있는 AI 모델 GPT-4b 마이크로를 개발했다.
업계에서는 유전자 관련 기술이 여전히 발전 중이고, 특히 AI가 관련 연구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통해 특별한 질병 없이 생활하는 건강수명도 연장돼 삶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항노화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5억9000만 달러(약 8600억 원)에서 2031년 24억7000만 달러(약 3조6000억 원)로 연평균 17.5%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