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시장은 수익성 확보 위해 오픈소스 AI·폐쇄형 공존하는 형태 전망
PC 시대와 모바일 시대를 거쳐 이어져 온 개방형과 폐쇄형 기술 경쟁이 인공지능(AI) 시대에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가 폐쇄형 모델로 AI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오픈소스 AI를 앞세운 딥시크를 비롯한 후발주자들의 공세에 시장의 주도권 다툼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폐쇄형 AI 전략으로 시장을 주도해온 오픈AI 전략에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R1’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자 오픈AI는 ‘o3-미니’를 무료로 제공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그동안 최신 모델은 유료 이용자에게만 제공해온 오픈AI 정책에 변화가 감지된 것이다. 더 나아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챗GPT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개방형 AI와 폐쇄형 모델의 경쟁은 AI 시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PC 시대부터 치열하게 이어져 왔다. PC 시대 개방형 모델을 채택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와 폐쇄형 모델을 채택한 애플의 맥이 경쟁을 펼쳤다. 윈도우의 개방형 전략이 시장 점유율 면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 PC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 시대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7:3의 점유율로 양립하고 있다. 스마트폰 초기에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방형으로 공개하며 애플의 iOS의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었다.
AI 시대에서도 폐쇄형 전략을 고수해온 오픈AI에 대항하기 위해 2023년 메타가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를 공개하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실제 메타는 오픈소스 모델을 채택해 빠른 속도로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여기에 오픈소스 AI를 앞세운 딥시크까지 가세하면서 오픈소스 AI와 폐쇄형 AI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향후 AI 시장은 한쪽이 독식하기보다는 개방형과 폐쇄형이 공존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 대부분이 챗GPT 구독료에서 나오는 만큼 오픈AI도 챗GPT를 일괄적으로 오픈소스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모든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회색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오픈소스로 공개할 부분은 공개하되 핵심 기술과 수익 모델은 폐쇄형으로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고성능 모델을 구현하면서 상대적으로 인프라 투자 여력이 부족한 후발주자들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가 AI 기술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의 방법론 자체는 저비용이 맞지만, 그 방법론을 개발하기까지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됐다”며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이 있어도 테스트를 지속할 자금이나 인프라의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천문학적인 투자가 AI 개발에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