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채민석 과장, 장수정 조사역은 4일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고용정보원이 기업들의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력직의 비중은 2009년 17.3%에서 2021년 37.6%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채용시 ‘직무관련 업무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의 비중도 2023년 58.4%에서 작년 74.6%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에 대해 근로자 측면에서는 평생직장 개념이 약화되고 기업 측면에서는 필요로 하는 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으로 추정했다. 이는 20대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연구진은 "실제로 기업과 근로자 간의 탐색-매칭(search and matching) 모형을 이용해 분석 결과, 20대와 30대 간의 상용직 고용률 격차(17%p) 중 7%포인트(p)는 경력직 채용 확대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경력직 채용 확대로 비경력자의 취업 확률이 낮아지면서 20대와 30대 모두 상용직 고용률이 하락했는데 비경력자의 비중이 높은 20대의 하락폭이 10%p(44→34%)로 30대(3%p, 54→51%)를 상회한 것이다.
연구진은 "노동시장에 갓 진입한 사회초년생이 30년간 경제활동에 참여한다는 가정 하에서 경력직 채용의 확대는 생애 총 취업 기간을 평균 21.7년에서 19.7년으로 2.0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동시장 진입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평생 소득을 연 5%의 금리로 할인한 현재 가치(3억9000만→3억4000만 원)도 13.4%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청년층이 경력직 채용 증가라는 노동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고 나아가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학교, 기업, 정부 등이 산학협력 프로그램, 체험형 인턴 등 다양한 교육·훈련 제도를 통해 청년들에게 충분한 업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청년층 채용 시 발생하는 교육·훈련 비용을 낮춰야 한다"며 "임금격차, 안정성 등에 따른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함으로써, 청년들이 대기업·정규직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진입이 용이한 중소기업·비정규직에서도 경력 개발을 시작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